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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사업’ 압구정 4구역 재건축… 현대·삼성 2파전 구도

조선일보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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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사업’ 압구정 4구역 재건축… 현대·삼성 2파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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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구역 내년 초 시공사 선정 돌입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 총 6개 구역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내년 초 4구역과 5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김지호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 총 6개 구역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내년 초 4구역과 5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김지호 기자


국내 최고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사업지 가운데 4구역과 5구역이 내년 초부터 시공사 선정에 들어간다. 두 곳을 합친 공사비만 3조원대에 상징성도 큰 지역이어서 대형 건설사들이 사활을 건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76년 첫 입주한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는 기존 1만여가구를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해 1만4000여가구로 새로 지을 예정이다. 총 사업비만 14조원을 넘는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지로 꼽힌다. 첫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2구역(공사비 약 2조7500억원)을 지난 9월 현대건설이 단독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4구역 조합은 내년 1월 입찰공고 후 현장설명회를 거쳐 4~5월쯤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를 뽑을 계획이다. 5구역 역시 늦어도 내년 6월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3·4·6차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69층 1722가구로 짓는다. 5구역은 한양1·2차를 묶어 최고 70층 1401가구로 재건축한다. 공사비는 4구역이 약 2조원, 5구역은 약 1조원대로 추산된다.

4구역 수주전은 사실상 2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구역 시공권을 거머쥔 현대건설과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2구역을 선점한 현대건설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2구역은 대부분 현대아파트였지만 4구역은 30%에 불과해 현대 브랜드 충성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삼성물산은 이미 사전 마케팅에 돌입했다. 압구정동에 마련한 ‘S라운지’를 활용, 조합원들에게 래미안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생명 지원을 받아 절세·증여 등 세무 특강도 진행 중이다. 압구정4구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 ‘과거의 압구정을 넘어서는 건 오직 압구정 삼성입니다’라는 광고판도 내걸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세계적인 설계사와 협업해 한강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며 “삼성물산의 재무 역량과 압도적 금융기법을 적용해 조합원 분담금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2구역 수주 여세를 몰아 4구역까지 따내 ‘현대 브랜드 타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압구정 대로변 코끼리상가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청사진을 홍보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구역은 현대아파트 비율이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현대 헤리티지’를 이어가길 원하는 조합원이 상당하다”면서 “지하에 가구별 프라이빗 공간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한 설계 기법을 적용해 국내 최고 아파트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4구역과 달리 5구역은 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들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4구역 참여를 검토했던 DL이앤씨를 비롯해 포스코이앤씨도 5구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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