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우)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15일(현지시각) 베를린 총리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종전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 ‘집단방위 조항’과 유사한 수준의 안보 보장을 제안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 보장안이 평화 회담을 진전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이러한 제안이 영원히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종전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유럽, 우크라이나 관계자들과 독일 베를린에서 이틀간 논의를 가진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정상들과의 만찬에 전화로 참여해 진행 중인 합의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겉보기엔 잘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다. 어려운 문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화가 “매우 좋았다”고 평가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미국 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 당국자는 시엔엔(CNN) 등 언론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쟁점의 약 90%가 해결되었다”면서도 “영토 양보 문제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자유 구역’ 개발을 포함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한다.
복수의 당국자들은 나토 헌장 5조와 유사한 형태의 안보 보장안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조율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추가 침략에 대한 억제력, 충돌 방지 메커니즘, 향후 평화 협정 이행 감시 방안 등도 논의됐다. 미군 지상군 파병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나토 가입 대신 안전 보장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타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보장 패키지에는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도 명시될 예정이다. 한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본 것 중 가장 강력한 안보 프로토콜 세트이며, 매우 강력한 패키지”라고 강조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전날 “미국이 물적, 법적 보장 측면에서 제안한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 패키지를 워싱턴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플래티넘 스탠더드(최고 수준)”라고 묘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보장안을 의회에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스크바가 이 보장안을 수용하도록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평화 협정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무한정 유효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한 당국자는 “유럽인들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증을 제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큰 감사를 표했다”면서도 “그러한 보증은 영원히 테이블 위에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테이블 위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 당국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합의안의 최신 버전을 제시할 즉각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토 문제를 포함한 최종 쟁점 해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몫이라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주권에 관한 최종 문제를 해결하고 양쪽 간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전적으로 당사자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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