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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침체기에도 '공룡펀드' 2배 늘어…"그래도 갈 길 멀었다"

머니투데이 김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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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침체기에도 '공룡펀드' 2배 늘어…"그래도 갈 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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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1조 공모펀드 20개…"차별화된 상품 필요"

올해 들어 순자산 1조원 돌파한 공모펀드/그래픽=최헌정

올해 들어 순자산 1조원 돌파한 공모펀드/그래픽=최헌정


올해 순자산 1조원 이상인 '공룡펀드'가 지난해 대비 약 2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성장세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공모펀드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성과 연동형 상품 등 공모펀드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파킹형 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와 초단기채형 펀드를 제외한 공모펀드 중 순자산이 1조원 이상인 펀드는 20개다. 지난해 11개에서 약 2배 증가했다.

올해 새롭게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한 공모펀드 중 액티브 주식형 상품은 'VIP한국형가치투자증권자투자신탁[주식]'(순자산 1조481억원)과 'KCGI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1조622억원)이다.

VIP한국형가치투자증권자투자신탁[주식]은 사모펀드로 유명한 VIP자산운용이 2023년 출시한 첫 개방형 공모펀드로, 국내 상장 주식 중 기업의 수익·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 또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해당 펀드는 직전 1년 펀드 수익률에 따라 다음 분기 운용보수가 달라지는 절대성과 연동형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기본 운용보수는 연 0.8%이지만 손실이 날 경우 회복할 때까지 운용보수를 아예 받지 않는다. 이날 기준 해당 펀드의 1년 수익률은 47.62%에 달한다.

'KCGI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CI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로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 1년 수익률은 74.65%다. 3개월 수익률은 16.73%, 5년 수익률은 120.75%로 장단기 수익률 모두 높다.

인덱스펀드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운용)'의 순자산도 1조739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채권혼합형 펀드 중에서는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가 순자산 1조537억원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가치주, 배당주에 투자해 수익성을 추구하고, 동시에 우량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는 상품이다.


채권형펀드 중에는 '신한베스트크레딧단기증권자투자신탁[채권](종류)'(1조2626억원), '신한달러단기자금증권자투자신탁 1(USD)[채권](종류)(1조1811억원), '하나크레딧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채권]'(1조1132억원) 등이 순자산 1조를 돌파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혼합자산자투자신탁'(1조3411억원)과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0혼합자산자투자신탁'(1조2901억원)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영향으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순자산이 늘어났다.

올해 국내외 증시 상승으로 공룡펀드가 늘어났으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아직도 공모펀드 시장이 얼어붙어 있다고 진단한다. 올해 순자산 1조원을 넘은 공모펀드의 상당수가 파킹형 상품 성격의 단기채권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 공모펀드 성장세는 ETF 성장세에 비교하면 미미하다. 지난 12일 기준 순자산이 1조원 이상인 ETF 수는 67개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공모펀드 순자산은 325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ETF 순자산은 249조9000억원으로 39조6000억원 늘어났다.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27일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를 도입했으나,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커졌으나 아직도 공모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모펀드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성과 연동형 상품이나 각 자산운용사의 색깔이 묻어있는 ETF 대비 차별화된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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