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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러시아 자산 무기한 동결... 우크라 대출 자금 활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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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러시아 자산 무기한 동결... 우크라 대출 자금 활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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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슬로바키아 반대 못하도록
우크라에 러시아 '배상금' 당겨주기
벨기에 반대... EU "보장책 마련 중"


유럽연합(EU) 경제재정위원회(ECOFIN) 회의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12일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시위자들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 경제재정위원회(ECOFIN) 회의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12일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시위자들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유럽 내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무기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EU의 '배상금 대출' 계획이 큰 장애물 하나를 넘어서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는 12일(현지시간) 역내 묶여 있는 2,100억 유로(약 364조 원) 규모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무기한 동결하는 안을 의결했다. 기존에는 6개월마다 러시아 자산 동결 연장 여부를 만장일치로 투표했는데, 이것이 친러시아 국가인 헝가리 및 슬로바키아의 반대에 부딪힐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EU는 2027년까지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민간 예산 수요 충당을 위해 최대 1,650억 유로(약 286조 원) 대출을 제공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 대출금은 추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쟁 배상금을 지불할 때만 우크라이나에 상환 의무가 발생하므로, 사실상 미래의 러시아 배상금을 앞당겨 받는 것과 같다.

다만 현재 러시아 동결 자산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벨기에가 보복 우려에 배상금 지급안을 반대하고 있어 설득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EU 정상회의인 유럽이사회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고 배상금 대출 세부 사항을 결정한 뒤, 추후 벨기에가 홀로 러시아의 배상 요구를 감당하지 않도록 EU 회원국이 보장해주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경제 집행위원은 "벨기에를 위한 확실한 보장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 자산을 무기한 동결하기로 한 이번 EU 결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EU 집행위원회는 유럽법을 조직적으로 짓밟고 있다"며 "이길 수 없는 것이 명백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벌이는 짓"이라며 EU를 비난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향후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 군비 충당 포함 그 어떤 조치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