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직권남용’ 공소장 보니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할 만한 법조인을 보고받은 지 하루 만에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 내란 특검 수사로 드러났다. 통상 법무부·경찰청·국가정보원 등을 거쳐 수주간 진행되는 인사 검증 절차를 하루 만에 끝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지명을 강행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12일 본지가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 전 총리는 사흘 뒤인 4월 7일 오전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호출했다. 한 전 총리는 “내일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임명할지 추천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전 수석은 이완규 당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포함한 법조인 10명의 이름을 불러줬고, 한 전 총리는 별다른 검토 없이 “이완규·함상훈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도록 하겠다. 내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둘을 지명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검증을 진행하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뉴스1 |
12일 본지가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 전 총리는 사흘 뒤인 4월 7일 오전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호출했다. 한 전 총리는 “내일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임명할지 추천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전 수석은 이완규 당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포함한 법조인 10명의 이름을 불러줬고, 한 전 총리는 별다른 검토 없이 “이완규·함상훈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도록 하겠다. 내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둘을 지명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검증을 진행하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수석은 이를 정진석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뒤, 두 후보자에게 ‘수락하면 재판관 지명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렸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즉시 수락했고, 함 후보자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대답했다가 같은 날 오후 이원모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재차 연락을 받고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들에게 “오늘 중으로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완료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자 한 행정관이 “당일에 결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 경찰청 세평 조회 및 국가정보원 신원조사 의뢰는 생략하겠다고 보고했고, 이 전 비서관은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이날 오후 두 후보자로부터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았고, 밤 9시 50분쯤 국세청의 소득 및 납세 자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의 범죄 경력 조회 결과는 이날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과거 인사 검증 자료 등을 토대로 ‘(지명에) 문제 없다’는 결론으로 작성한 검증 보고서를, 이튿날 오전 7시쯤 이 전 비서관에게 보고했다. 경찰청 범죄 경력 조회는 그 이후인 오전 9시 11분에야 이뤄졌다. 한 전 총리는 같은 날 오전 9시쯤 담화문 작성을 지시했고, 약 1시간 뒤인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특검은 통상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검증에 2~3주, 경찰청 세평 조회에 약 1주, 국정원 신원 조사에 약 2주가 걸린다는 점을 들어 “하루 만의 인사 검증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강행했다”고 판단했다. 외부에서는 인사 검증 착수 시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지명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특검은 한 전 총리 등이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헌법재판소에서 당시 계류 중이던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 심판 등 비상계엄 관련 사건에서 윤석열 정부에 유리한 판단을 유도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획했다고 봤다.
이에 특검은 지난 11일 한 전 총리를 비롯해 이와 같은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한 김 전 수석, 정 전 실장, 이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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