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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승격, 울산 추락, 오심 논란…2025 K리그 예‘축’불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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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승격, 울산 추락, 오심 논란…2025 K리그 예‘축’불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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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수원FC(K리그1 10위)와 부천FC(K리그2 3위)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부천 응원석에서 “수원 강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나오자, 한 부천 팬이 이를 저지했다. 이후 구호는 상대 팀을 깎아내리는 게 아닌, 우리팀을 응원하는 “부천 승격”으로 바뀌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장면이다. 올바른 응원 문화를 조성하며, 부천은 수원FC를 꺾고 2007년 창단 이후 첫 승격을 이뤄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K리그1 승격한 부천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이후 처음으로 K리그1 승격한 부천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5 K리그는 ‘부천의 승격’처럼 예측불허의 시즌이었다. K리그1 두 거함의 결말도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2024시즌 우승팀 울산HD가 최종 9위로 가까스로 잔류한 반면, 지난 시즌 승강 PO에 내몰렸던 전북 현대는 4시즌 만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울산은 세 감독(감판곤 감독→신태용 감독→노상래 감독대행)이 거쳐 가는 등 리더십이 흔들렸고, 전북은 리더십의 승리였다. 전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령탑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을 지난해 12월 선임했다. 포옛 감독은 수비 위주의 실리 축구를 추구하며 22경기 무패(17승5무)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K리그1 10위팀(수원FC)은 강등됐는데, 11위팀(제주SK)은 수원 삼성(K리그2 2위)을 꺾고 잔류하는 등 하위권의 희비도 엇갈렸다. 세징야에 의존한 대구FC는 최하위로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됐고, K리그2 우승 인천 유나이티드는 한 시즌 만에 승격했다.

부임 시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임 시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구단 내부 진통도 어느 때보가 컸던 시즌이었다. 울산은 감독 교체 과정에서 신태용 감독과 선수단 사이 갈등이 공개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전북은 짜릿한 우승을 맛보고도 감독과 코치가 모두 팀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8일 리그 최종전에서 타노스 코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한 행동이 뜬금없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타노스 코치는 눈을 가리킨 것이라고 했지만, 심판과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인종차별 행위로 결론짓고 중징계(출장정지 5경기, 제재금 2000만원)를 내렸다. 타노스 코치가 전북에 사의를 표하고 떠나자, 포옛 감독도 한 시즌 만에 K리그와 ‘굿바이’를 선언했다. K리그 전통의 두 팀이 새 사령탑을 구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FC서울을 이끌던 제시 린가드도 올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난다. 린가드는 10일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그라운드가 오심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K리그 오심은 지난해 28건에서 올해 79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질타를 받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나는 FC 서울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나는 FC 서울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팎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난세의 영웅은 탄생했다. 전북의 전진우는 시즌 17골을 기록하며 득점 2위를 차지했다. 지난 7년(2018~2024년·11골) 동안 넣은 골보다 많다. 작년에는 2골밖에 못 넣었다. 공격포인트 1위(25·13골 12도움) 이동경(울산)은 역대 가장 낮은 순위(9위)팀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우승팀이 아닌 곳에서 최우수선수가 나온 것은 2019년 김보경(당시 울산) 이후 6년 만이다.

관중은 열심히 경기장을 찾았고 응원했다. 올해 K리그 유료 관중은 3년 연속 300만명(348만6345명) 을 넘었다. 유료 관중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없어지고, 외국인 선수에게 빗장을 걸었던 골키퍼 시장도 개방된다. 2013년 승강제 시행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맞는 다음 시즌 K리그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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