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항상 웃으면서 팀을 이끌고, 지기 싫어하는 주장.”
FC서울은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선제골을 넣은 린가드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여정을 마쳤다. 서울은 지난 5일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린가드가 팀을 떠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별은 언제나 슬픈 법이다. 부주장 김진수는 “사실 경기 전 주고 싶은 선물이 있어서 호텔에서 따로 만났다. 서로 울면서 얘기했는데, 워낙 좋은 사람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도 많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디에 있든 서로 응원하겠다고 얘기하면서 잘 마무리했다”며 “어떤 게 기억에 남을까 싶어서,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에 한글로 린가드 이름과 등번호 10번을 새기고 하고 싶은 말을 써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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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과 부주장, 추억도 많이 쌓였다. 린가드와 김진수는 지난달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사 산다’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김진수는 “하루 전날 갑자기 연락이 와서 '방송에서 같이 밥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길래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가서 밥 먹은 게 다였다. 나보다 내 딸 얘기를 더 많이 했는데, 그래도 린가드 덕분에 TV에도 나오고 고맙다”며 웃은 뒤 “딸이 린가드가 떠난다는 사실을 듣고 많이 울었다. 나는 린가드도 딸을 보러 가야 한다고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김진수가 느낀 주장 린가드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이었다. 그는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나도 외국에서 생활해 봤기 때문에 최대한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어떤 것이든 린가드 의견에 대해서는 토를 달았던 적이 없다. 주장인 만큼 좋든 싫든 일단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항상 웃으면서 팀을 이끌려고 했고, 지기 싫어하는 것도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그런 것들이 새로운 리더십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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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 고별전인 만큼 승리가 절실했다. 하지만 아쉽게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김진수는 “감독님께서도 얘기하시고 선수들도 동의한 부분이다. 1년 동안 득점 찬스를 많이 만들고도 골을 넣지 못하면서 실수 한 번에 쉽게 실점하는 경기가 많았다.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찬스가 있었는데 득점하지 못했다. 린가드를 위해서라도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전했다.
올 시즌 김진수는 전북 현대에서 서울로 이적해 첫 시즌을 보냈다. 공식전 41경기서 2골8도움을 올리며 활약했다. 김진수는 “경기에 많이 출전했고 큰 부상이 없었던 부분을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인 기록이나 목표는 없었고, 경기에 많이 출전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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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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