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조달→환전, 원화강세 유도 효과 못봐
정부, 달러 수급 불균형 ‘정상화 대책’ 논의
정부, 달러 수급 불균형 ‘정상화 대책’ 논의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전후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6월 말 ‘환율 안정’ 카드로 ‘김치본드 규제’를 폐지했지만 5개월 넘게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정부는 최근 고환율 현상의 주요 원인이 비정상적인 수급 구조에 있다고 보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정부가 ‘김치본드’ 발행 제한 규제를 폐지한 6월 30일 이후 현재까지 김치본드 발행 건수(전자등록 발행 기준)는 단 1건이었다. 링스켑코리아가 내년 8월 20일 만기로 발행한 채권으로 발행 금액은 7만달러(약 1억원)였다.
김치본드란 국내 채권 시장에서 달러 등 외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업은 김치본드를 발행해 투자자에게서 외화를 조달하는데, 기업이 이를 국내 외화자금시장에서 원화로 바꾸면 외화가 국내 시장에 유입돼 원화 강세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정부가 ‘김치본드’ 발행 제한 규제를 폐지한 6월 30일 이후 현재까지 김치본드 발행 건수(전자등록 발행 기준)는 단 1건이었다. 링스켑코리아가 내년 8월 20일 만기로 발행한 채권으로 발행 금액은 7만달러(약 1억원)였다.
김치본드란 국내 채권 시장에서 달러 등 외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업은 김치본드를 발행해 투자자에게서 외화를 조달하는데, 기업이 이를 국내 외화자금시장에서 원화로 바꾸면 외화가 국내 시장에 유입돼 원화 강세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해당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발행 건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있을 것”이라면서도 “앞서 규제 완화 조치를 할 때 발행이 많이 늘어나길 기대했는데 여건상 발행이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한은은 6월 30일부터 ‘외환 수급 개선방안’의 하나로 외국환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김치본드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은 2011년 7월부터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한 김치본드에는 투자를 못했는데, 최근 외환 수급 불균형이 두드러지자 투자 제한 규제를 없앤 것이다.
이처럼 김치본드 규제 완화에도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기본적으로 현재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김치본드는 채권 구조 특성상 미국 국채 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굳이 비싼 이자를 주고 달러를 빌려와 원화로 바꿀 필요가 없어진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간 국채 금리 차이는 2022년 후반부터 현재까지 ‘마이너스(-)’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기존에는 달러 채권을 원화로 환전할 용도에 대해 투자를 못하게 했는데 이번에 그것을 풀어준 것”이라며 “발행자 입장에서는 국외 금리가 더 높은데 굳이 더 높은 외국 금리를 부담하면서 원화를 조달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의 국채 금리 차이는 올해 초 -1.8%포인트 수준으로 저점을 찍은 뒤 다시 오르는 추세다. 이달 5일에는 -0.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이 흐름이 이어지고 한미 금리가 수준이 역전될 경우 김치본드가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에서는 최근 1470원 안팎으로 높은 환율의 원인을 수급 불균형으로 보고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4일 장중 1479.4원을 찍으며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현재까지 1470원 선에서 줄다리기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3원 오른 1469.2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147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경제주체별로 해외 투자가 너무 활성화돼 있다 보니 (환율)부담이 최근 도드라져 보인다”며 “기업의 해외 부문 이익을 국내로 환류하는 문제, 개인의 해외 투자에 과도한 위험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하는 문제, 국민연금의 대외투자와 관련한 국내외 투자 비중 및 환헤지 문제 등 세 개 분야 과제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특히, 정부는 최근 기업들이 환차익 기대 등으로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기업에 자금 송환 유도 관련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해외투자 관련 마케팅 관행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은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은 4자 협의체를 꾸리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전략적 환헤지, 한은과 외환 스와프 계약 연장 등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환헤지에 나서는 방안을 비롯해 국민연금을 통한 외화채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에도 김민석 국무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간담회를 열고 환율 등 시장 안정 필요성을 논의했다. 김 총리는 “환율, 물가 안정 등 시장안정을 위하여 한은과 정부와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단기적 경제안정뿐만 아니라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구조개혁 연구를 지속하고 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