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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베네수엘라 선박 생존자 2차 사살 의회 보고…민주, 국방장관 탄핵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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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베네수엘라 선박 생존자 2차 사살 의회 보고…민주, 국방장관 탄핵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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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4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 참석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4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 참석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 의심 선박 생존자에 대한 ‘2차 공격’과 관련해 공격을 지시한 프랭크 브래들리 해군 제독이 의원들을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열었다. 민주당은 생존자 2명이 살해된 것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탄핵안도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브래들리 제독은 4일(현지시각) 댄 케인 미 합참의장과 함께 의회에 출석해 상·하원군사위원회 및 정보위원회의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에게 해군의 해당 선박 공격 당시 상황을 비공개로 보고했다. 공격 영상도 포함됐다.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마약을 운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에 대한 1차 공격으로 9명이 즉시 사망했고, 배는 두 동강이 나 전복됐다”며 “브리핑에서 공개된 감시 영상의 일부에는 전복된 채 떠 있는 잔해에 매달려 있는 생존자 2명의 고화질 확대 장면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폴리티코에 “브래들리 제독과 나머지 미군 지휘센터 인사들은 이들이 배의 잔해를 뒤집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41분 동안 지켜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브래들리 제독은 선박 잔해의 일부가 마약을 실은 채 계속 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잔해를 파괴하기 위한 2차 공격을 명령하여 두 생존자를 사살했다고 의원들에게 전했다. 생존자들이 구조된 뒤 마약 밀매를 계속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브래들리 제독은 헤그세스 장관이 생존자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직접 내렸다는 보도를 부인하며, ‘모두 죽여라’ 또는 ‘관용을 베풀지 마라’는 서면 또는 구두 명령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브리핑에 참석한 의원이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1차 공격 뒤 생존한 2명이 통신 장비를 사용해 지원 병력을 부르는 것으로 보여 2차 공격을 가했다’는 기존 설명은 철회됐다. 국방부는 지원 병력이 도착하면 침몰하는 선박에 실린 마약을 계속 밀매했을 것이기 때문에 정당한 표적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브래들리 제독은 이날 브리핑에서 생존자 2명이 조난 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한다.



영상 시청 뒤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극명하게 다른 결론을 내렸다. 상원 정보위원장 톰 코튼 의원(공화당, 아칸소주)은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을 가득 실은 보트를 뒤집으려 애쓰며 싸움을 계속하려던 두 생존자를 보았다"고 말했다. 반면 하원 정보위원장 짐 하임스(민주당, 코넷티컷주) 의원은 브리핑을 열고 자신이 의원으로서 본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하임스 의원은 “이 영상을 본 미국인이라면 누구든 미국 군대가 악당은 맞지만 난파된 선원들을 공격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며 “그들이 마약을 운반한 것은 맞지만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임무를 계속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패티 머레이 의원(워싱턴주)은 영상 시청 뒤 더 많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며 헤그세스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헤그세스 장관이 그 역할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이보다 더 명백할 수 없으며, 그가 물러나야 할 때가 지났다”고 밝혔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상원의원(로드아일랜드주)도 성명을 통해 비공개 회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활동 본질에 대한 나의 최악의 우려를 확인시켜 주었다”며 “상원 군사위원회가 이 작전에 대한 근본적인 정보, 문서, 사실을 반복적으로 요청했음에도 거부당한 이유를 정확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마이크 터너 의원(공화당, 오하이오주)은 생존자들이 포획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면 “감옥에 갇혔을 것이지, 사형 선고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이번 공격에 대해 특별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쉬리 타네다르 하원의원(민주당, 미시건주)은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뉴욕주)도 소셜미디어 엑스에 “헤그세스는 국방장관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우리 군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는 사임해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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