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홍콩 명보, MAMA의 신속한 ‘애도 대응’ 높이 평가… “한국 엔터 시스템 배워야”

조선일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원문보기

홍콩 명보, MAMA의 신속한 ‘애도 대응’ 높이 평가… “한국 엔터 시스템 배워야”

서울흐림 / -1.5 °
5일 홍콩 명보가 11월 28일 CJ ENM이 홍콩에서 개최한 ‘MAMA 2025’에서 보여준 위기 대응 메뉴얼을 조명했다./홍콩 명보

5일 홍콩 명보가 11월 28일 CJ ENM이 홍콩에서 개최한 ‘MAMA 2025’에서 보여준 위기 대응 메뉴얼을 조명했다./홍콩 명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응 능력을 배워야 한다.”최소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왕푹코트 아파트 화재 직후 홍콩에서 열린 K팝 시상식을 두고 홍콩 명보(明報)가 5일 이렇게 평가했다. CJ ENM의 음악 시상식인 ‘MAMA 2025’는 지난달 28~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예정대로 개최됐다. 명보는 “MAMA 측이 참사로 가라앉은 시민 정서를 반영해 비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신속하면서도 신중하게 움직였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체계적 시스템이 다시 주목받은 사건”이라고 했다.

명보에 따르면 MAMA는 참사 분위기를 고려해 폭죽 등 화려한 무대효과를 과감히 줄였고, 출연진 전원이 검은색 계열 의상과 검은 리본을 착용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박보검과 주윤발은 이틀 연속 묵념을 이끌었으며, 무대에서 불·화재를 연상케 하는 가사들은 묵음 처리되거나 다른 표현으로 수정됐다. 명보는 “짙은 먹구름이 홍콩 전역을 뒤덮으며 다수 행사가 취소된 상황에서 한국 측이 하루 이틀 만에 일련의 조정 결정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명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재난·스캔들·기술 사고 등 다양한 위기에 대비한 정교한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또 CJ ENM을 비롯한 한국의 글로벌 문화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 문화·법률 자문단을 배치해 민감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홍콩 참사의 고통을 직시하는 동시에 홍콩인들의 집단 트라우마를 껴안고 위로하는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국 사회의 문화적 자산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명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체제가 1990년대 이후 다층적 분업 시스템을 통해 전문성을 갖췄고, 한국 사회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눈치 문화’, 한(恨)의 정서가 위기 대응 과정에서 힘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이태원 참사 등 국가적 애도 국면을 거치며 한국 문화 산업이 ‘애도 모드’ 전환, 콘텐츠 수정, 공식 입장 발표 절차를 사실상 표준화했다고도 분석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