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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디렉터 뎀나가 직접 촬영한 ‘제너레이션 구찌’ 미리 보니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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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디렉터 뎀나가 직접 촬영한 ‘제너레이션 구찌’ 미리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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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국내 출시 예정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룩북
1990년대 구찌 절정기 톰 포드 연상케 하면서도 뎀나식 럭셔리 구현
“디자이너로서 제 도전과 사명은 욕망을 촉발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제품에 대해 FOMO(놓칠까 봐 하는 두려움)를 갖기를 원합니다. 제가 소비자이기 때문에 저도 그렇거든요.”

역시나 도발적이다. 욕망은 있어도 실제로 이렇게 이야기할 만한 배짱 있는몇이나 될까. 구찌의 아티스틱 디렉터 뎀나가 최근 WWD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그는 4일 그가 직접 촬영한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Generation Gucci)’ 룩북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상업적’이라는 것은 실제로 좋은 말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고객의 현재 욕망에 맞추거나 투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제 사명은 고객을 위한 새로운 욕망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욕망은 정체성, 비전, 그리고 매우 지능적인 제품 디자인을 통해 창조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스토리텔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광풍을 일으킨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뎀나가 바로 그렇다. 현재 구찌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내년 2월 데뷔 패션쇼를 앞둔 인물. 지난해부터 올 한 해 디자이너 교체가 난무하면서, 새롭게 자리한 이들이 선보인 컬렉션이 연이어 등장하고, 평단의 극찬과 일부의 탄식이 오가는 현란한 시간 속에도 잊히지 않고 거론됐었다. 정식 런웨이가 등장하지 않았는데도, ‘뎀나라면 어땠을까’ ‘뎀나는 어떤 것을 보여줄까’ ‘뎀나의 구찌는 무엇을 의미하나’ 같은 의견이 오가곤 했다. 그만큼 뎀나의 존재감과 기대감을 반영하는 반응일 것이다.

‘파격’을 주로 시도하며 매체에 오르내리거나, 마니아를 몰고 다녔던 뎀나는 ‘디자이너 뎀나’라는 내러티브를 구찌에서 새롭게 쓰려는 것 같다. 이미 이전 브랜드를 통해 쿠튀르 능력도 인정받은 그는 내년 2월 데뷔 패션쇼에 앞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라 파밀리아’ 룩북 공개와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상영된 단편 영화 ‘더 타이거’에 이어 이번에 그의 시선을 통해 하우스의 역사 속 다양한 시대의 아카이브와 비주얼 코드에 대한 탐구를 통해 본인이 직접 촬영한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 룩북까지 공개하면서 그는 스토리텔링 그 너머의 ‘구찌다움’에 대한 정의를 집대성하는 것 같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의 룩북 콘셉트를 보면 구찌의 전성기를 일군 디자이너 톰 포드의 1996 시즌 런웨이를 연상케 한다. 어두운 배경 위의 단일 스포트라이트,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몸에 밀착된 실루엣 등 구찌 아카이브를 들여다보는 듯하지만, 뎀나가 누군가. 기존의 문법을 차용하되 완전히 다른 맥락으로 전복시키는 조용한 혁명가 아닌가.

뎀나는 WWD와 한 인터뷰에서 “(톰 포드의 구찌 시절이) 브랜드에 시각적으로 매우 상징적”이라면서 “톰 포드가 지성과 스타일을 창조한 방식 등 정말 패션을 이해하는 시발점이었고, 그 시대가 자신의 세대에게 가장 영향력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the Gucci show that we missed”를 포착하려고 했다고 했다. 해석에 따라 우리가 ‘놓친’ 구찌 쇼일 수도 있고, 우리가 ‘그리워한’ 구찌 쇼일 수도 있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뎀나는 컬렉션과 비주얼에 그 시절의 경쾌하고 섹시하며 역동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으면서 마치 실제 쇼가 일어났던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게 한다.


표면적으로 구찌의 아카이브를 충실히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뎀나의 진정한 의도가 드러난다. 체계적으로 해체해 뎀나식 구찌만의 럭셔리를 완성해 냈다.

룩북 형식으로 공개된 ‘제너레이션 구찌’ 컬렉션은 하우스 아카이브의 실크 파이유 소재를 활용해 오랜 시간이 스며든 듯한 자연스러운 질감의 가벼운 테일러링 룩으로 시작된다. 버튼을 대신한 간결한 여밈으로 완성된 여성 테일러드 수트는 레깅스 핏 팬츠와 매칭된 투피스부터 하우스의 정수를 드러내는 구찌 펜슬 스커트까지 이어진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심리스(seamless) 구조로 완성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데님은 포켓과 여밈을 보이지 않게 처리해 매끈한 실루엣을 더욱 강조한다. 실크 소재의 정교한 트래블 수트는 파자마 같은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며, 모크넥(mockneck·목의 절반 정도 혹은 목을 살짝만 덮는 정도의 디자인) 톱과 바디콘 레더 재킷은 서퍼의 웻슈트(wetsuits)에서 영감을 받았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텍스처드 코트는 실크 및 깃털을 더한 시어링(털을 깎은 직후의 양이나 어린 양의 가죽)을 시어(sheer·비치는 소재)한 베이스와 라이닝 위에 정교하게 구성해, 가볍고 편안한 로브를 연상케 하는 유려한 실루엣을 드러낸다.

파티 룩에서는 란제리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들을 실크 블루종과 드레이프 장식의 미니 스커트 및 톱 셋업 등과 매칭했으며, 유려하게 흐르는 저지와 실크 시폰으로 완성된 미니멀한 드레스도 선보인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웹 스트라이프를 더한 레이서 재킷과 아이코닉한 더블 G 버클을 절제된 방식으로 새롭게 변주한 벨트를 비롯해, 레더와 스웨이드의 헤드-투-토 룩, 하우스 아카이브의 실크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은 승마 프린트의 실크 앙상블 등 70년대와 90년대 하우스 시그니처를 재해석한 룩들도 함께 선보인다.

남성 슈즈 컬렉션은 유려하고 정제된 실루엣이 특징이다. 구찌 발리제리아(Valigeria)에서 영감을 받은 발레리나 슈즈는 남성 사이즈로 새롭게 선보이며, 댄싱 슈즈의 간결한 구조를 적용한 슬림한 로퍼도 등장한다.

여성 슈즈 컬렉션에서는 쿠션과 혁신적인 심리스 힐이 적용된 스틸레토 힐이 등장한다. 이 밖에도 메탈 스파이크를 더한 클래식 로퍼는 착용자의 스타일이 스며든 헤리티지 아이템과 같은 감성을 전한다.

GG 모노그램 캔버스와 체인 스트랩으로 완성된 루네타 Phone+ 숄더백은 일상에 필요한 모든 아이템을 담기에 충분한 실용적 디자인을 자랑한다. 재키 1961은 컴팩트한 직사각형 실루엣으로 재해석되었으며, 카프스킨과 프레셔스 레더로 부드럽고 확장된 형태로 선보인다. 디오니서스 핸드백 또한 새로운 디자인과 한층 대담한 실루엣으로 재탄생했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가벼움’도 뎀나의 정체성이자 그가 새롭게 더한 구찌의 럭셔리다. WWD는 그가 방문객에게 작품들의 무게를 재어보라고 권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가방, 발렛 플랫 등 여러 모든 부분에서 가벼움은 그의 우선순위였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톰 포드 시대의 90년대 아카이브를 보면서, 모든 것이 훨씬 더 가볍고 세련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거움과 뻣뻣함은 한 세기 전처럼 내구성의 표시가 아니다. 럭셔리는 편안함에 관한 것이다.”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는 2026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구찌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한 전국 구찌 스토어 및 구찌 공식 온라인 스토어(Gucci.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포토그래퍼: 뎀나 (Demna)

메이크업: 샘 비서 (Sam Visser)

헤어: 안소니 터너 (Anthony Turner)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뎀나


▶‘제너레이션 구찌’ 체크포인트!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는 구찌 정체성을 재정립함과 동시에 뎀나의 장기적 비전을 선포하는 프롤로그!

1. 테일러링 & 실크 파이유

스타일: 실크 파이유 소재의 가벼운 테일러링 룩, 버튼 대신 간결한 여밈.

WWD는 이를 “90년대 톰 포드 시대의 날카로운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것”이라 평가.

분석 : 구찌 아카이브의 고급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젠더 유연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

2. 심리스 데님 & 바디콘 레더

스타일: 포켓과 여밈을 숨긴 심리스 데님, 서퍼 웻슈트에서 영감받은 바디콘 레더 재킷.

Dazed는 이를 “뎀나가 발렌시아가에서 구축한 테크니컬 감각을 구찌에 이식한 사례”로 해석.

스포츠웨어와 럭셔리의 융합을 보여주며,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략적 시도.

3. 파티 룩 & 란제리 스타일

스타일: 실크 블루종, 드레이프 미니 스커트, 저지와 시폰 드레스.

Indulg express는 이를 “단순한 파티웨어가 아닌, 과거 구찌의 섹슈얼리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장치”라 설명.

분석: 90년대 섹시 코드를 세련된 방식으로 소환,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감각적으로 연결.

4. 아카이브 재해석 룩

스타일: 웹 스트라이프 레이서 재킷, 더블 G 벨트, 승마 프린트 실크 앙상블.

WWD는 이를 “구찌의 ‘Gucciness’를 탐구하는 과정”으로 정의.

분석: 1970~1990년대 아이콘을 절제된 방식으로 변주, 브랜드 팬층에게 강한 향수를 자극.

5. 슈즈 혁신

스타일: 남성 발레리나 슈즈, 심리스 힐 스틸레토, 메탈 스파이크 로퍼.

Dazed는 “젠더 경계를 허무는 뎀나의 시그니처”라 강조.

분석: 성별 구분 없는 실루엣은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구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전망.

6. 백 컬렉션

스타일: 루네타 Phone+, 재키 1961, 디오니서스 핸드백의 대담한 재해석.

Indulg express는 “소비자와 과거 스타일을 연결하는 장치”라 평가.

분석: 헤리티지 아이템의 현대적 확장으로, 구찌의 상징적 가방 라인을 미래지향적으로 재구성.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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