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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이젠 디지털 헬스케어 앱도 팝니다"

서울경제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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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이젠 디지털 헬스케어 앱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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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의료기기' 새 먹거리 부상
마케팅 역량 탄탄한 제약사들
첨단기기 개발업체 협업 활발
대웅, 올들어 관련 매출 57%↑
종근당, AI 수면 분석 앱 판매
유한 '메모패치' 1만여건 측정


제약 업계에서 디지털치료제·웨어러블 모니터링 기기 등 혁신의료기기 판매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혁신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은 첨단기술은 갖췄지만 병의원, 소비자 대상 영업·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다. 반면 제약사들은 병의원·약국 등에 탄탄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어 차별화된 제품이 추가될 경우 비약적인 판매 확대를 노릴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같은 시너지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혁신 의료기기 업계와 제약업계간 협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069620)이 혁신 의료기기 기업들과 손잡고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판매에 뛰어든 이후 비약적인 실적 성장을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올들어 3분기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서 36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2% 성장한 실적을 거뒀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2020년 7월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가 개발한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의 판매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누적 검사 건수가 60만 건에 이르렀다. 도입 병상 수도 올 2월 840병상에서 현재는 1000병상을 넘어섰다. 모비케어가 성공을 거두자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의 영업·마케팅도 맡아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회사 측은 올 연말까지 전국 1만 3000여개 병상에 설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 2세대 제품인 ‘올 뉴 씽크’도 출시해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스카이랩스가 개발한 개인용 반지형 연속혈압 측정기 ‘카트비피’의 경우 지난해 9월 출시와 함께 대웅제약이 판매를 맡아 발매 1년만에 전국 병의원 1600여 곳에서 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웅제약이 혁신 의료기기 판매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자 다른 제약사들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종근당(185750)은 이날 인공지능(AI) 수면분석 솔루션 업체 에이슬립과 손잡고 수면무호흡증 진단 보조 앱 ‘앱노트랙’의 국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부터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앱노트랙의 영업·마케팅을 공동 진행한다. 앱노트랙은 별도 기기나 센서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수면 중 호흡음을 측정해 수면무호흡증 위험도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진단보조 의료기기다. 병의원은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비만·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 등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후속 진단·치료 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의료기기 부문에서 전문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만성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정보기술(IT) 기반으로 확장해 융복합 진료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000100)도 2022년 4월부터 의료AI 기업 휴이노와 국내 공동 판권 계약을 맞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기 ‘메모패치’다. 이 제품은 최대 14일까지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돕는다. 세브란스병원에서만 누적 검사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서면서 병원 현장에서 수요와 활용도를 증명했다. 올 9월에는 휴이노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메모큐’에 대한 국내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한독(002390)은 2021년 30억 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단행했던 웰트와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슬립큐’를 공동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세브란스병원을 통해 처방 중이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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