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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폴더블’서 ‘미스터 AI’로 변신 중…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CEO 라운지]

매경이코노미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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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폴더블’서 ‘미스터 AI’로 변신 중…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CEO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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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8년 만 삼성전자 ‘투톱’ 올랐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1968년생/ 대륜고/ 연세대 전자공학 학사/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석·박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3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그룹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H/W개발2그룹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혁신제품개발팀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2실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무대행 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품질혁신위원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X부문장·MX사업부장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1968년생/ 대륜고/ 연세대 전자공학 학사/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석·박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3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그룹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H/W개발2그룹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혁신제품개발팀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2실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무대행 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품질혁신위원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X부문장·MX사업부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57)이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대표이사(CEO)가 됐다.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지 28년 만, 임원이 된 지 18년 만이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이 DX부문장에 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그동안 DX부문장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나 생활가전(DA)사업부에서 주로 배출됐다. 노 사장이 대표이사가 되면서 삼성전자는 다시 ‘2인 CEO’ 투톱 체제로 복원됐다. 노 사장에게 힘이 실렸지만, 그가 처한 대내외 환경은 ‘내우외환’이란 말이 지나치지 않다. 중국 IT 기업 전방위 추격을 견제하는 가운데, 원가 등 손익관리도 난제로 지목된다.

최근 단행된 삼성전자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노 사장은 CEO로 선임되는 동시에 지난 3월부터 맡은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떼고 정식 부문장이 됐다. MX사업부장도 겸직한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연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포스텍에서 전자전기공학 석·박사를 마친 엔지니어 출신이다.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노 사장은 ‘최연소’ 승진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운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입사 10년 만인 2007년 최연소 상무(만 39세)가 됐다. 이후 3년 만인 2010년 만 42세에 전무로 승진했다. 갤럭시S 개발 공로로 2010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은 덕분이다. 이 상을 받으면 1직급 특별 승격이 이뤄진다. 2012년에는 최연소 부사장(만 44세), 2018년 말에는 입사 21년 만에 최연소 사장(만 50세)이 됐다. 2020년에는 만 52세로 무선사업부장(현 MX사업부장)을 꿰찼다. IT 업계 관계자는 “노 사장은 승부욕이 워낙 강해 최연소 승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조직 안팎에선 적도 많이 만들었단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노 사장에게 힘이 실렸지만, 작금의 삼성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스마트폰, 가전 등에선 중국 IT 기업 공세가 거센 가운데, DS부문 부진으로 핵심 부품 공급망에서 협상력이 훼손돼 손익 통제력 확보가 난제다.

노 사장 입장에선 ‘친정’ MX사업부 이익률 개선이 갈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려 평균판매가격(ASP)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런데, 판매가 상승이 만만치 않은 과제다. 글로벌 시장은 삼성 의도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무엇보다 삼성과 애플 간 평균판매가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600달러 이상)은 애플 아성이 여전히 탄탄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67%에 달했다. 삼성 스마트폰 평균판매가는 2022년 약 271달러, 2023년 288달러, 2024년에는 294달러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미국 IT 전문 매체 컬트오브맥(Cult of Mac)에 따르면, 2024년 아이폰 글로벌 평균판매가는 약 903달러다. 삼성과 3배 가까운 격차다.


삼성이 이 격차를 따라잡으려 꺼낸 카드가 ‘폴더블폰(접는 스마트폰)’이다. 폼팩터 혁신으로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진 못했단 평가다.

폴더블폰이 지배적 ‘폼팩터’가 될 수 있을지도 시각이 갈린다. 삼성전자가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은 지 5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비중은 여전히 1~2%대에 그친다. 산업계와 시장에서는 아직 폴더블 폼팩터가 주는 효용이 주류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규모 전환 수요를 만들어낼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도 카메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배터리 효율, 내구성 등에서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이런 환경 아래서는 폴더블 같은 ‘경계형(스마트폰+태블릿)’ 폼팩터가 기존 스마트폰 대체재(Substitute)가 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VD·DA사업부, 조직 슬림화 나설 듯

미국 퀄컴 등 외부 칩 의존도가 커져 원가 통제력이 훼손된 점도 노 사장에겐 뼈아픈 대목이다. 삼성은 앞서 갤럭시 S25에 이어 지난 7월 출시된 ‘갤럭시Z 폴드7’에도 미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했다. 공급망 이원화 전략이 무력화할 경우 퀄컴을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에서 열위에 처해 이익률 확보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특히, AP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으로 MX사업부 손익 구조를 좌우한다. 삼성전자 올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이 이 기간 모바일 AP 매입에 쓴 금액은 10조9275억원이다. 모바일 AP 매입액 규모와 비중 모두 사상 최대치다. 삼성 안팎에서 ‘갤럭시가 대박 나도 돈은 경쟁사가 쓸어 담는다’란 자조가 팽배한 이유다.

이제는 상수가 된 중국 기업 추격을 견제하는 것도 노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삼성 TV 사업을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 중국 기업은 잇따른 패널 라인 증설로 LCD 가격을 원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는 삼성 판매가에 직격탄이 됐다. 이 탓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는 올 3분기 영업손실 1000억원을 냈다.


평균판매가 반등을 위해서는 OLED 시장 확대가 필수지만, LCD에서 OLED로 수요 전환도 더디다. OLED TV 시장 규모는 전체 TV 시장 대비 3%에도 못 미친다. LCD 역시 하이엔드 급에서는 OLED에 근접한 화질을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하므로, 소비자가 OLED 구매에 지갑을 열 유인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75·85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가 급증하지만, OLED는 대형으로 갈수록 가격이 급등해 진입 장벽이 두텁다.

MX사업부 역시 중국 파상공세가 불편하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 비보 등 중화권 기업 합산 점유율은 30% 안팎으로 이미 삼성을 한참 따돌렸다. 이 여파로 삼성은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인도 점유율도 크게 하락했다.

노 사장은 스마트폰에서는 올 12월 출시가 유력한 ‘갤럭시Z 트라이폴드’에 기대를 건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기존 양면 접이식 폴더블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델로, 화면을 두 번 접는 구조다. 다만, 높은 가격대가 부담 요인이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 가격이 약 3000달러(약 440만원)로 책정될 것으로 봤다. AP 칩 이원화 전략으로 원가 통제력 확보에도 힘쓴다. 삼성은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6 시리즈에 최신 칩 ‘엑시노스 2600’ 탑재를 검토 중이다.

노 사장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VD·DA사업부다. 이번 인사에서도 VD·DA사업부 임원 퇴직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관계자는 “노 사장은 평소 모바일·가전·TV 등 기기 간 AI 기반 연결을 강조했는데, 단순히 인력 규모를 줄이기보단 AI를 활용한 업무·조직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때 불화설이 돌 정도로 관계가 악화했던 DS부문과도 협업 체제를 강화할 것”이라 봤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7호 (2025.12.03~12.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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