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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日총리에 '중·일 갈등 완화 필요' 언급"

아시아경제 오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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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日총리에 '중·일 갈등 완화 필요'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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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 미·일 문제로 번질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격화된 중·일 갈등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면서 중·일 갈등이 더욱 악화할 경우 미·일 갈등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어 일본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고, 이어 25일 새벽 일본 측에 다카이치 총리와 통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다카이치 총리와 통화하며 시 주석과 협의한 대만 문제에 관해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 발언으로 '떠들썩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며 중국의 도발에 반응하지 말고 미·일이 협력해 상황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지 않았고, 담담하게 대응할 것을 확인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대답 철회나 수정을 요구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갈등 고조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중·일 갈등에서 동맹국인 일본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관련 발언의 성량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거나 관련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박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일 갈등 확대에 반대하고 사태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26일 여야 당수 토론에서 "(중국과) 대화를 통해 보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 국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책임"이라며 중·일 관계 회복 의지를 나타낸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일 갈등이 미·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무역 협상이 차질을 빚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하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 의향에 따르지 않고 중·일 대립이 격화하면 미·일 문제로 발전할 수 있고, 정권은 긴박한 입장에 서게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사태가 심각해지면 아베 신조 정권부터 구축해 온 굳건한 미·일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사히는 '반중국·친대만'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와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관여에 대한 위기감이 그다지 강하지 않다는 견해가 일본 정부 내에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출범 한 달 남짓 된 다카이치 정권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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