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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에 ‘계엄령 놀이’… 양양군 갑질 공무원, 강요 혐의로 입건

조선일보 속초=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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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에 ‘계엄령 놀이’… 양양군 갑질 공무원, 강요 혐의로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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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로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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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군 7급 공무원이 환경미화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강원 속초경찰서는 강요 혐의로 양양군 7급 공무원 A씨를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A씨가 수개월 동안 환경미화원들에게 갑질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운전직으로 청소차를 몰고 있다.

양양군 등에 따르면 A씨는 “계엄령 놀이를 하자”고 말하며 환경미화원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A씨는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면 “제물을 바쳐야 한다”며 쉼터에서 쉬고 있던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운 뒤 발로 밟는 등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가가 올라야 한다면서 환경미화원들에게 빨간색 물건만 쓰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빨간색 속옷을 입었는지 검사를 한 뒤 입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밟혔다”는 피해자들의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자신이 투자한 주식을 사라고 강요하기도 했으며, 체력 단련을 한다는 이유로 청소차에 쓰레기를 싣던 환경미화원들을 태우지 않고 출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본인을 ‘교주’라 부르게 하고 환경미화원들에게 찬송가를 부르게 했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양양군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속 직원 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관련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도 시작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해당 공무원을 신속히 조사해 엄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양양군으로 감독관들을 파견해 해당 사건의 발생 경위 등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고소는 아직 없지만, 인지 수사로 A씨를 입건했다”면서 “피해자들로부터 피해 진술은 청취했고, 구체적 사실 관계를 확인해 A씨를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속초=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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