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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동원해도 미궁 속 살인범, 드디어 잡았다…핵심 단서는 ‘이것’

매일경제 이가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2ve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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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동원해도 미궁 속 살인범, 드디어 잡았다…핵심 단서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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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 피해자 가족의 모습. [NHK 보도화면 갈무리]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 피해자 가족의 모습. [NHK 보도화면 갈무리]


일본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의 범인이 붙잡혔다. 사건의 핵심 단서는 살인 현장에 남아 있던 혈흔과 그동안 월세를 내며 현장을 지킨 남편의 집념이었다.

3일 NHK·TB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일본 나고야시 미나토구에 거주하는 야스후쿠 쿠미코(69)가 살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야스후쿠는 지난 1999년 11월 13일 나고야시 니시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부 타카바 나미코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피해자는 거실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두 살배기 아들은 다치지 않았으나, 자녀가 보는 앞에서 모친을 잔혹하게 살해해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피해자의 남편인 타카바 사토루씨는 외출 중이었다.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혈흔이 두 종류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몸싸움을 벌이던 중 가해자도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가해자가 40~50대, 키 160㎝, 신발 크기 240㎜, B형의 여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방문객이 오면 베란다를 통해 현관을 확인할 만큼 신중한 성격이었던 만큼 가해자가 피해자와 면식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황상 ‘묻지 마 범죄’보다는 충동적 살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했고, 5000명 이상의 주변인을 심문했다. 하지만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경찰이 용의자 후보들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수사 선상에 오른 야스후쿠가 자수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야스후쿠는 사토루씨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사토루씨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언젠가 범인이 잡히면 사건 현장 검증에 활용하고 싶어서 26년 동안 월세를 내며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를 그대로 보존해 왔다. 내 바람이 이뤄졌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토루씨가 아파트 월세로 쓴 돈만 2000만엔(약 1억9000만원)이 넘는다. 현관에는 여전히 범인의 것으로 지목됐던 혈흔과 발자국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토루씨는 장기 미제 사건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살인죄 공소 시효 폐지 운동을 주도했다. 일본은 2010년 중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공식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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