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성문 변호사(왼쪽)와 김선영 앵커 /인스타그램 |
방송 패널로 얼굴을 알린 백성문 변호사는 작년 부비동암을 진단받고 투병하던 중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상을 당한 김선영 YTN 아나운서는 “힘든 투병 과정에서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던 순하고 착한 사람”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 아나운서는 1일 고인의 소셜미디어에 “사람 좋은 선한 미소로 제게 다가온 남편, 백성문 변호사가 영면에 들었다”며 추모 글을 올렸다.
김 아나운서에 따르면, 백 변호사는 지난해 여름 희귀암인 부비동암 진단을 받고 약 1년간 투병 생활을 해왔다. 부비동암은 콧구멍과 연결돼 얼굴 뼈 안에 있는 공간(부비동)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김 아나운서는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받으며 치열하게 병마와 싸웠지만 끝내 무섭게 번지는 악성종양을 막지는 못했다”며 “물 한 모금도 못 삼키는 고통 속에서도 와이프 끼니를 챙기던 다정한 남편이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방송 복귀를 위해 의지를 불태웠고, 와이프 지켜준다고 항암 중에 한쪽 눈을 실명해도 맨발 걷기까지하며 사력을 다해 버텼다”며 “하지만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저희 부부의 간절한 기도는 응답 받지 못했다. 너무나 고맙게 잘 버텨준 남편이 잠을 자는 듯한 평안한 표정으로 하늘나라에 갔다”고 했다.
김 아나운서는 “남편이 숨을 거두기 전 귀에 대고 ‘김여사 잘 버티고 지낼테니, 걱정 말고 이제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요’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6월 백 변호사가 “내 인생에 가장 찬란한 시간을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고도 했다.
김 아나운서는 “남편을 보내며 진심으로 기도한다. 천국에서 더 찬란한 시간을 보내기를. 늘 그 표정으로 웃고 있기를”이라며 글을 마쳤다. 그는 남편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결혼 10주년에 신혼여행지였던 파리에 다시 가자는 저희 약속은 이뤄지지 못했다”라고 전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백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 8분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2007년 4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10년부터 형사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MBN ‘뉴스파이터’와 JTBC ‘사건반장’, YTN·연합뉴스TV 등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김 아나운서와는 2019년 11월 결혼했다. 김 아나운서는 인스타그램에 ‘스트롱 맨(strongman)’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남편의 힘든 싸움을 응원해왔다.
백 변호사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용인공원이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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