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김진수 인턴기자) 한국이 엔비디아로부터 26만 개의 GPU를 우선 확보하며 AI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낸다.
지난 30일 엔비디아는 온라인 사전 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 장의 GPU를 공급하는 내용의 'AI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최대 14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세계적 GPU 부족 현상 속에서도 한국이 최우선 수혜국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최대 5만 개의 GPU를 배치해 기업과 산업의 AI 개발을 지원하며,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은 각 5만 개,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 개의 GPU를 도입한다. 이로써 한국 내 AI GPU 수량은 기존 6만 5,000개에서 30만 개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블랙웰 인프라로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리더가 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공급되는 GPU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을 중심으로, RTX 6000 시리즈도 일부 포함된다. 업계에 따르면 GB200 한 대의 가격은 3만~4만 달러로, 전체 공급 규모는 약 10조~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AI 팩토리' 구축까지 포함된다. AI 팩토리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지능을 생산하는 차세대 산업 플랫폼으로,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한국의 주권형 AI(소버린 AI)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5만 개의 GPU를 활용해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네모 트론, CUDA-X, 옴니버스 등 엔비디아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및 아이작 로보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세대 가정용 로봇 개발에도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엔비디아는 이미 AI 시대를 내다본 혁신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 함께 미래의 표준과 혁신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반도체 연구 및 생산, 클라우드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디지털 트윈과 AI 에이전트 개발을 확대한다. SK텔레콤은 RTX 프로 6000 GPU를 활용해 국내용 소버린 AI 인프라를 조성하며, 이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이 산업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현대차그룹도 5만 개의 GPU를 도입해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등 거대 AI 모델 훈련을 위한 블랙웰 기반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정부와 3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피지컬 AI 분야 확대에도 나선다.
LG그룹은 로보틱스 및 의료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통해 암 진단 연구 생태계도 지원한다. 또한 LG AI연구원, 네이버클라우드, NCAI,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과 함께 소버린 LLM 개발에도 참여한다.
한편,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연세대학교와 협력해 AI 기반 6G 네트워크 및 AI 무선접속망(RAN) 개발에도 나선다. 엔비디아는 "6G는 통신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전 과정이 AI 네이티브 형태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이 확대된다. 엔비디아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국가 슈퍼컴퓨터 '한강'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를 추진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오후 열리는 APEC 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이러한 대규모 협력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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