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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에서 평민으로…'성범죄 의혹' 영국 찰스3세 동생, 작위 박탈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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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에서 평민으로…'성범죄 의혹' 영국 찰스3세 동생, 작위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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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성학대 논란에 휩싸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AFPBBNews=뉴스1

10대 성학대 논란에 휩싸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AFPBBNews=뉴스1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동생 앤드루의 왕자 칭호를 박탈했다. 앤드루의 미성년자 성학대 추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왕실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을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앤드루로부터 왕족이 갖는 모든 작위와 칭호를 박탈하는 중대 결단을 내렸다. 영국에서 왕자나 공주가 작위를 박탈당한 건 100여년 만의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찰스 3세가 "앤드루 왕자의 칭호와 작위, 영예를 박탈하는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앤드루는 왕자, 요크 공작, 인버네스 백작, 킬릴리 남작, 전하 등 공식적인 왕실 작위와 칭호를 잃고 일반인처럼 이름과 성을 붙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로 불리게 된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살던 방 30개짜리 왕실 관저인 윈저 로열 롯지에서 쫓겨나 왕실 소유의 샌드링엄 영지 내 사저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앤드루는 41살이던 2001년 초 엡스타인으로부터 17세 미국인 소녀 버지니아 주프레를 소개받아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앤드루는 주프레를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2022년 주프레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합의금을 지불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얼마나 지급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프레는 올해 4월 41세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리고 지난주 주프레의 사후 회고록이 출간되면서 사건의 심각성이 다시 주목받았다. 주프레는 회고록에서 앤드루가 당시 10대였던 자신과의 성관계를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권리"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안 그래도 앤드루가 인정했던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엡스타인과 연락을 주고받았음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되며 대중의 분노가 커지던 터다.

앤드루는 이달 앞서 스스로 작위를 내려놓기로 하면서 논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에선 엡스타인 스캔들로 앤드루가 2019년부터 왕실 공무에서 손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어떻게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하고 생활비를 조달했는지 등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27일엔 찰스 3세가 참석한 리치필드 대성당의 행사에서 한 남성이 찰스 3세에 다가가 앤드루 추문에 왕실이 제대로 대응했는지를 물으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버킹엄궁은 이날 발표문에서 "그(앤드루)가 여전히 자신에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견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찰스 3세 부부는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지지를 보내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왕실에서 왕자나 공주 칭호가 박탈당한 건 극히 드문 일이다. 1919년 어니스트 오거스터스가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왕자 칭호를 잃은 게 마지막이다.

주프레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평범한 미국 가정에서 태어난 평범한 미국 소녀가 진실과 용기로 영국 왕자를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앤드루는 엘리자베스 2세의 차남으로 왕위 계승 서열 8위다. 엘리자베스 2세가 가장 아낀 아들이었던 걸로 전해지며 한때 왕실의 얼굴로 불릴 정도로 주목받았다. 젊은 시절엔 여러 모델 및 연예인들과 염문을 뿌렸다.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서 벌어진 포클랜드전쟁에서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명성이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수십년 동안 의심스러운 사업 거래, 부적절한 언행, 인맥 논란 등에 잇달아 휩싸였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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