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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커퓨타임

머니투데이 이정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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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커퓨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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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2박 3일 간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박 3일 간의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일 새벽 3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이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이 회장은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동행 일정을 마치고 인천으로 입국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김포국제공항에 있는 비즈니스항공센터도 없고 거리는 40㎞ 이상 더 먼데 기업인들은 왜 김포 대신 인천으로 들어올까.

이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이 한국을 찾을 때 인천공항에 내리는 것은 이른바 항공기 '통행금지(통금)' 시간인 커퓨타임(Curfew Time) 때문이다. 전국 15개 공항 가운데 통금이 존재하는 곳은 주거지 인근에 있는 김포·김해·대구·광주 등 4개다.

특히 김포공항은 명색이 국제공항이지만 밤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커퓨타임 규제에 걸려있다. 인천공항은 제한 없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다.

비행기 통금 시간은 상당히 엄격하게 지켜진다. 여객기 착륙 시 활주로에 바퀴가 닿는 '터치다운' 시각이 기준으로, 단 1초라도 초과하면 착륙을 접고 다시 날라 인근 대체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실제 지난 8월에는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이륙 직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당했는데 부산에서 340㎞ 떨어진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항공편 이착륙이 김해공항 커퓨 타임에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어기는 항공사는 소음부담금을 더 내야 한다. 해외 공항 역시 통금 시간대가 있으나 스위스 취리히국제공항, 호주 시드니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 주요국 허브공항은 관련 기관 협의가 있을 때 특정 항공편에 한 해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는 28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지난 1일), 사티아 나델라 MS CEO(지난 3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2024년 2월) 등 한국을 찾는 해외 거물 CEO(최고경영자)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난 만큼 국내 일부 공항의 커퓨타임의 탄력 적용을 고민해야 한다. 우선 인천공항이 비즈니스센터를 갖출 때까지 시범적으로 김포공항의 통금 시간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려면 비즈니스센터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전용기 격납고를 비롯해 기업인 패스트트랙, 전용 CIQ(세관·출입국·검역) 수속시설 등 입출국 시간을 크게 단축해 '비즈니스 프렌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김해공항의 커퓨타임을 해제했다. 김포공항 일대는 비행기 소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당장 통금 해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를 두고만 볼 수는 없다. 국토부와 지역 주민 중심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커퓨타임 절충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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