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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재판 재개’ 거론되자… 與 ‘李 재판중지법’ 재추진

조선일보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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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재판 재개’ 거론되자… 與 ‘李 재판중지법’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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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압박에 올인하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통령 재임 기간 형사 재판을 중지하는 ‘재판 중지법’을 처리하자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사법 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법원행정처 폐지’ 검토 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사법 장악, 사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가운데) 대표와 김병기(오른쪽)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이 27일 당 최고위원 회의를 시작하기 전, 회의실에 설치된 경제 상황 모니터에서 증시 상황 등을 보고 있다. 국내 대표 주가 지수인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가운데) 대표와 김병기(오른쪽)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이 27일 당 최고위원 회의를 시작하기 전, 회의실에 설치된 경제 상황 모니터에서 증시 상황 등을 보고 있다. 국내 대표 주가 지수인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남강호 기자


민주당 내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 26일 비공개 의원 총회에서 “서울고법에서 이 대통령 재판 재개를 운운하는 상황인 만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재판 중지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대웅 서울고법원장이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현재 중지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재판 재개가)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도 이날 유튜브에서 “지금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며 “‘당신들이 사법부 개혁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러면 대통령 법적으로 끌고 가서 유죄 때려버릴 수도 있다’ 이 말을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씨는 “사법부의 인식을 지난주에 확인했으면, 그렇게 생각하는 대로 그냥 두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재판 중지법은 이미 민주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추진했었다. 민주당은 지난 5월 1일 대법원이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다음 날 이 법을 발의했고, 닷새 뒤인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시켰다. 하지만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이 ‘내 문제에 대해서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해 보류했다. 당시 민주당은 “당은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시점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재판이 모두 중단되면서 민주당에선 최근까지 관련 논의는 하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법원 쪽에서 대통령 재판 재개 등 관련 움직임이 있다면 이번엔 곧바로 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지도부가 공식 논의하는 단계는 현재로선 아니다”면서도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불을 때니 물이 끓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만약 민주당이 재판 중지법을 통과시키면 그 즉시 이 정권이 중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무죄 호소인 (조원철) 법제처장의 (지난 24일 국정감사) 발언 그대로 따른다면, 무죄가 확실한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당장 재개돼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인 전현희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사법 행정 정상화 TF’를 꾸리라고 지시했다. 정 대표는 전날 “법원이 너무 폐쇄적이다.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너무 수직화돼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현희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대법원장은 지금 현재 사법 행정, 인사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고, 대법원의 판결에도 가장 권한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대법원 법원행정처 폐지도 검토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조율해 4심제 논란이 있는 ‘재판 소원’ 제도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하고, 헌재가 위법한 절차에 따른 재판이라고 결정하면 재판을 무효화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종이 문서’가 아닌 ‘전자 기록’ 검토로 판결했다면, 위법 절차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이 대통령 재임 기간 22명의 대법관 임명이 가능한 ‘대법관 26명 증원’ 등의 ‘사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판·검사가 법을 왜곡 적용하거나 묵인할 때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게 한 ‘법 왜곡죄’ 법안(형법 개정안)도 정 대표가 “신속 처리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이 수사 성과보다 각종 논란이 많은 데다, 부동산 민심도 악화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과 여론전을 위해 ‘사법부 압박’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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