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싶다고 재차 밝혔다. 아시아 순방 기간 연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일본 교도통신,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아무 것도 정하지 않았지만, 그(김 위원장)가 만나고 싶어한다면 나는 그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아주 잘 지냈다.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방문 기간을 늘리는 데 열려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2박 3일간 일본에 머문 뒤 29∼30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방한 기간 등을 연장해서라도 김 위원장과 회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나는 한국에 있다. 그러니 바로 거기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가까운 한국에 있을 테니 김 위원장과 만남이 정해지면 바로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여러번 비쳐왔다. 그는 지난 25일에도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그(김 위원장)이 연락해준다면 만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앞서 지난 2019년 6월30일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현재의 엑스) 제안’에 김 위원장이 응하며 급물살을 탄 바 있다. 당시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자, 북한 외무성이 “흥미로운 제안”이라 화답하며 역사적인 회동이 성사된 바 있다.
다만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신호에도 김 위원장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회담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북한의 ‘외교 수장’ 격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평양을 비운 점 역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최 외무상은 우방인 러시아·벨라루스 방문을 위해 26일 전용기로 평양을 떠난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인 노동자의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를 두고는 “나는 그들을 내쫓는 데 반대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이 숙련 노동자를 미국에 쉽게 데려올 수 있도록 새 비자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달 4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엘지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 등 475명을 체포·구금한 바 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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