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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는 5G 성공에 기반…SA 전환부터 완수해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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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는 5G 성공에 기반…SA 전환부터 완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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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까지도 지배적 위치 유지 전망…정책 입장자에 지원 중요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5세대이동통신(5G)의 단독모드(SA·Standalone)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정책입안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줄리안 고먼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아태지역 대표는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모바일코리아2025’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5G는 2038년까지도 연결 기술로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 같이 말했다.

‘모바일코리아’는 10년차를 맞은 '5G 버티컬 서밋'과 6년째 이어진 '6G 글로벌' 프로그램을 통합한 국제 컨퍼런스로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의 기술·산업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16개국 60개 기관·기업에서 온 산학연 전문가 30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등 장비제조사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관점에서 6G 비전과 방향성을 논의했다.

◆ “5G 여정 완주해야…6G는 5G 성공 경험의 연장선”

아직 6G에 대한 글로벌 표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는 6G 목표 서비스와 핵심 성능 등을 담은 비전이 승인된 단계로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개발기구인 3GPP가 6G 상용화를 위한 첫 번째 규격인 릴리즈20을 개발 중이다.

이날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고먼 대표는 6G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을 ‘모바일 혁명의 시대’로 정의했다. 이 시기 5G 가입자가 전 세계 인구의 57%로 지난 2024년(25%)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고먼 대표는 “네트워크는 모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서 1조원 이상에 달하는 가치가 창출됐는데 이는 곧 통신사업자의 영향력을 의미하며 매 순간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5G 여정을 먼저 완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6G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오픈랜(Open RAN)을 통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네트워크 구조 혁신과 함께 5G SA를 전제로 한 5G 기술의 진화를 기반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6G는 지속 가능성을 네트워크를 구현하는데 좀 더 집중할 것이라 봤다.

고먼 대표는 “6G는 단순한 네트워크 구축이 아니라 구조적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며 “5G에서의 고품질 네트워크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해야만 6G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AI 기반 음영지역 해소 등 네트워크 성능… 6G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

또한 이날 행사에선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구현을 위한 6G 핵심 기술들도 소개됐다. 공통된 목표는 고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전력 효율을 높인 것이었다.


이주호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펠로우는 기조연설을 통해 “6G 시대 장비사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 가능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단순히 수치상의 성능보다실질적 이용자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술이 업링크(Uplink)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를 받는 ‘다운링크(Downlink)’보다 내보내는 ‘업링크’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주파수 영역 스펙트럼 형상화(FDSS·Frequency-Domain Spectrum Shap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주파수 성분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출력 파형의 형태를 최적화함으로써 신호의 최대전력(피크) 대비 평균 전력비(PAPR)를 약 5dB 감소시킨다. PAPR이 낮아지면 전력 효율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업링크 커버리지가 확장된다.

이는 이퀄라이저(EQ)의 원리와 유사하다. EQ가 고음역을 줄이고 저음을 보정해 전체 음색을 균형있게 만드는 것처럼 통신에서도 특정 주파수 대역의 세기를 조절해 신호의 튀는 부분(피크)을 완화하고 전체 파형을 균일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AI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및 운용 효율화 기술 트렌드도 공유됐다. 통신망의 송수신·할당(스케줄링)·네트워크 최적화·운용 관리까지 전 영역에 걸쳐 AI를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가장 하위 계층인 L1·L2(물리 및 링크 계층)에서는 기존에 수학적 모델 대신 AI가 직접 채널 상태를 예측하고 자원을 스케줄링한다. 또 데이터센터 단에서는 통신 운영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품질 우선’이나 ‘에너지 절감’ 등 사용자 의도에 따라 네트워크를 자동 최적화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AI를 실제 기지국단에 적용해 5G와 6G 네트워크 성능을 향상시킨 사례도 소개됐다. AI 모델은 약한 무선주파수(RF) 환경에서도 채널 추정의 정확도를 높였다. 훈련된 AI 모델이 잡음(Noise)이 많은 신호를 입력받아 이를 정제된 신호로 복원한 결과 업링크 전송속도는 약 30%, 다운링크 전송속도는 약 12%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은 전파가 약한 음영지역이나 장애물이 많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AI가 채널 품질을 예측 및 복원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 “5G-어드밴스드 투자 시급”…정부 역할도 중요

하지만 6G를 앞두고 통신사의 네트워크 투자는 정체된 상황이다. 5G가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 볼 수 있지만 6G 상용화가 불과 5년 앞으로 다가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6G 브릿지 기술로 불리는 5G-어드밴스드(5G-Advanced)에 대한 연구개발(R&D)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는 5G 시대 통신사업자가 경험한 실패와 연관이 깊다. 망에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수요가 뒤따라왔던 3G·LTE 시절과는 달랐다. 즉 5G 시대로 넘어오면서 수익이 담보되지 않는 수요에 투자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 고먼 대표는 6G 투자가 통신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오픈 API’를 통한 수익화에 주목했다. 통신사가 가진 네트워크 역량에 대한 보편적인 액세스를 타사에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GSMA는 풍요로운 5G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업 간 혁신 지원 방법으로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오픈 게이트웨이는 이통사의 네트워크 역량에 대한 보편적인 액세스를 타사에 제공하는 공동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프레임워크로 개발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개선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먼 대표는 이러한 이동통신 시장의 변화에 맞춰 정부도 통신 정책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사가 5G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를 촉진하고 주파수 할당의 유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직까지 6G 연구개발(R&D)엔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며 “수십년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정부는 스펙트럼 할당 등 규제와 관련된 내용들을 분명하고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아직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전세계 인구의 38%가 함께 나아가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네트워크 정책과 안정적 투자 기반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G 기술·표준 관련 글로벌 동향 및 6G 정책 추진방향을 국내·외 전문가와 논의하는 '6G 글로벌' 세션은 오는 29일까지 진행된다. 29일부터 진행되는 5G 버티컬 서밋에서는 '5G+X : Driving the Future to 6G'를 슬로건으로 5G의 고도화와 AI 융합을 통해 6G로 나아가는 기술발전 방향이 집중 논의된다.

오는 30일에는 위성통신포럼 세션도 마련됐다. 비지상 통신에 대한 국내외 주요 연구개발 동향을 다룰 예정이다. 오전 세션에서는 6G 위성 정책 및 전략에 대해 한국(과기정통부), 유럽(유럽우주국·ESA), 대만(산업기술연구원), 일본(JSAT)의 4개 국가 발표가 진행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AX 대전환의 중심에 있는 6G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자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필수 인프라”라며 “6G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업과 긴밀한 글로벌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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