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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못 알아 듣겠네”…프랑스 기자 억양 조롱한 트럼프

조선일보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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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못 알아 듣겠네”…프랑스 기자 억양 조롱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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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프랑스 기자의 억양을 두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 기자회견 도중 프랑스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이 기자는 영어로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22일 요르단강 서안 병합을 위한 법안을 예비 승인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달성 노력에 도전이 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답하지 않고 “더 크게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기자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자를 쳐다보며 질문을 들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옆에 앉아 있던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그가 하는 말을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다”면서 대신 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곤 기자를 향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기자가 프랑스에서 왔다고 답하자, 그는 “프랑스에서 왔군요. 억양이 아름답지만, 우리는 당신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법무장관이 기자의 질문을 다시 전달한 뒤에야 제대로 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서안은 걱정하지 말라. 이스라엘은 서안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알겠는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당신 질문인가? 이스라엘은 서안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트럼프의 발언은 굉장히 무례했다” “외국인 억양을 조롱한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이기도 한 멜라니아 여사와는 어떻게 대화하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이 아닌 기자들의 억양을 문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월엔 아프가니스탄 기자의 질문을 무시하며 “아름다운 목소리와 억양이다. 유일한 문제는 내가 당신이 하는 말을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행운을 빈다”는 말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또 같은 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인도 기자에게 “억양이 좀 어렵다”며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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