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지난 23일 프랑스 모나코 루이스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AS모나코와 0-0으로 비겼다.
결과적으로 승점을 챙기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결정적인 찬스조차 만들지 못한 채 무득점으로 끝났다. 토트넘답지 않은 답답한 공격 전개가 이어졌고, 경기 내내 해결사 부재의 한계를 드러냈다.
손흥민의 이적 이후 토트넘의 공격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모나코전뿐 아니라 최근 경기 전반이 같은 흐름이다. 모나코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 성적을 보면 1승 3무 1패로 분명 문제가 있다. 그마저도 1승을 올린 리즈 유나이티드전은 경기력이 시원치 않았다. 갈수록 답답함이 커지는 모양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수비 조직력은 확실히 안정됐다. 하지만 공격의 창의성과 마무리 능력은 떨어졌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타이밍이 늦고, 박스 안에서 과감한 슈팅이 줄었다. 토트넘하면 떠오르던 손흥민과 해리 케인 시절의 빠른 전환과 한 방이 사라진 모습이다.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사비 시몬스는 아직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스피드와 기술은 뛰어나지만, 손흥민처럼 공간을 읽고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은 부족하다. 오히려 볼을 잡으면 혼자서 해결해 보려다가 템포를 잃는다. 윌손 오도베르와 마티스 텔 등 젊은 자원들도 잠잠하다. 브레넌 존슨 역시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였지만 이번 시즌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도미닉 솔란케와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방 조합이 더욱 꼬였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공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디 애슬래틱’의 전술 분석가 마이클 콕스는 “토트넘이 깊게 내려앉는 수비를 뚫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손흥민과 케인이라는 역사적인 득점 파트너십을 잃은 대가는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의 존재는 단순히 득점뿐 아니라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끄는 역할에서도 컸다. 지금 토트넘에는 그런 유형의 공격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과거에도 해결책을 찾을 때마다 손흥민을 중앙 스트라이커로 세웠다. ‘SON 톱’ 전술은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니었다. 단 한 번의 기회도 놓치지 않는 결정력, 빠른 전환 속도에서 나오는 침투 타이밍은 지금의 토트넘이 가장 그리워하는 요소다.
프랭크 감독도 결국 인정했다. 모나코전 뒤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 10여 년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 중 한 명, 혹은 두 명에게 의존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 둘 다 없는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현주소를 냉정히 짚은 셈이다.
그런 점에서 손흥민의 '베컴법' 조항이 눈에 들어온다. 현재 LAFC와의 계약에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비시즌 동안 유럽 구단으로 단기 임대를 떠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토트넘을 떠날 때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과 가진 최후 인터뷰에서 "혹시라도 이 늙은이에게 무엇인가 필요하면 연락해라. 난 언제나 너희 곁에 있을 것"이라며 유머와 진심을 섞은 발언을 했다. 베컴법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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