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민·국민 당수회담서 총리 후보 단일화 논의 전망
유신회까지 합류하면 210석 확보, 자민당 넘어서
평화헌법·원전 등서 이견 커···공명 ‘양다리’도 변수
유신회까지 합류하면 210석 확보, 자민당 넘어서
평화헌법·원전 등서 이견 커···공명 ‘양다리’도 변수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입헌민주당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
일본 자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이 결별하면서 야권 연대에 따른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주목받고 있지만 현실화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당 간 성향 차가 커 결합이 쉽지 않은 데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 체제의 자민당도 새 파트너 ‘구애’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눈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13일 엑스에서 “입헌민주당과의 당수회담에 응하겠다”면서 회담 주제 등을 정리하는 간사장 회담을 먼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가 전날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를 향해 당수회담을 제안하자 응한 것이다. 다마키 대표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와도 이번주 중 간사장 회담을 진행하도록 당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당수 회담 제안은 총리 지명 선거에 앞서 야권의 총리 후보 단일화 논의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의원(하원) 정당별 분포를 보면 제1야당 입헌민주당(148석)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35석), 제3야당 국민민주당(27석)이 손을 잡을 경우 210석이 돼 제1당 자민당(196석)을 넘어서게 된다.
자민당이 공명당(24석)과 연립할 때는 총 220석으로 야 3당 연대보다 규모가 컸지만, 최근 두 당이 결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야권 연합 시 총리 후보로는 다마키 대표가 유력시된다.
하지만 야당 간 연대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일단 민주당이란 뿌리를 공유하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사이에서도 정책 지향 차이가 크다. 입헌민주당은 제2차 아베 신조 정권 시절인 2015년 자민당 정권이 안보법제를 통해 구체화한 집단적 자위권에 부정적이며 탈원전 목표를 내걸고 있다. 반면 국민민주당은 자민당 안보 정책과 가깝고 에너지 정책도 원전 재가동에 긍정적이다.
설령 입헌민주당이 국민민주당 요구에 맞춰 정책을 바꾼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짚었다. 40~50명가량인 입헌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의원이 총리 지명 선거 때 다마키 후보를 뽑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일본유신회 역시 입헌민주당과 협력이 쉽지 않다. 일본유신회는 집단적 자위권 옹호를 넘어, 지난달 자위대 명칭을 아예 ‘국방군’으로 바꾸자며 평화헌법 개정을 주장했다.
국민민주당을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꼽아 왔던 자민당이 최근 일본유신회에 적극적인 것도 변수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의석을 더하면 231석으로 과반인 233석에 근접하게 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유신회는 야당 협력에 호응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자민당과 협력하는 방안도 탐색하고 있다”고 했다.
공명당도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야권이 단일화할 경우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는 동시에, 연립여당 이탈 이유였던 ‘비자금 스캔들’ 재발 방지책이 마련될 경우엔 자민당과의 연정 복귀도 가능하단 메시지를 내는 식이다.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는 소비세 인하, 소득세 부과 기준인 ‘103만엔의 벽’ 완화, 가솔린세 감세 등 정책에서 유사점이 있지만 선뜻 협력하진 않은 채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헌민주당 입장에선 지난해 11월 총리 선거라는 불안한 선례도 있다. 지금과 같은 소수여당 체제에서 치러진 선거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결선 투표에서 노다 대표를 이겼다.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노다 대표와 힘을 합치지 않은 결과였다.
아사히신문은 “공명당의 연립 이탈로 자민당이 다수파 형성 전략 재검토를 강요받고 있다”며 “자민당에 유일한 희망은 야당이 단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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