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은 2일(한국시간) 프래턴 파크에서 열린 챔피언십 8라운드 왓퍼드전에 선발 출전해 킥오프 5분 만에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다. 홈팬들은 양민혁의 한 방이 터지자 모두 일어나 환호했다.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던진 스로인이 수비 맞고 뒤로 흐르자, 페널티 지역 왼쪽에 위치하던 양민혁이 지체 없이 각을 살려 때린 슈팅은 반대편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손쓸 틈이 없었다. 시즌 1호 골이자 임대 후 첫 공격포인트다.
이날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스코어 이상의 메시지가 남았다. 포츠머스는 최근 부침 속에서도 초반부터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왓퍼드를 몰아붙였다. 그 중심에 왼쪽 윙으로 뛰었던 양민혁이 있었다.
양민혁은 전반 내내 드리블로 수비를 끌어내고, 안쪽과 바깥쪽을 오가는 침투로 배후 공간을 열었다. 전반 20분엔 추가골 기회도 만들었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왓퍼드가 임란 루자의 동점골, 로코 베터의 역전골로 흐름을 뒤집었고, 양민혁은 후반 18분 하비 블레어와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포츠머스는 막판 세게치치의 추격골로 균형을 되찾으며 승점 1점을 챙겼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 ‘BBC’는 “박스 모서리에서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5분 만에 리드를 안겼다”며 양민혁의 골 장면을 조명하며 평점 7.08점을 매겼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포츠머스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양민혁은 2024-25시즌 토트넘에 합류해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자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떠났다. 2골 1도움을 남기며 토트넘에 돌아왔지만 아직 주전급 선수에 들어가지 못했다.
더 많은 실전 감각을 쌓기 위해 올해 여름 포츠머스로 향했는데 개막전 23분 출전 이후 2~6라운드 연속 결장, 때로는 명단 제외까지 겪었다. 양민혁 입장에서는 답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7라운드 입스위치전에서 선발로 복귀해 74분을 뛰며 신호를 보냈고, 이번 라운드에선 그 신호를 결과로 연결했다. 기다렸던 데뷔골과 함께 팀 내 최고 평가. 흔들리던 입지에 단단한 주춧돌이 놓였다.
포지션과 스타일을 들여다보면 ‘왜 토트넘이 손흥민의 후계 구상에 넣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양민혁은 측면에서의 1대1 돌파와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 세컨드볼 대응과 재빠른 마무리, 쉽게 볼을 잃지 않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전형적인 라인 브레이커이면서도,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하프스페이스에서 찬스를 창출한다. 이날 선제골도 그런 결을 잘 보여줬다. 어정쩡하게 흘러나온 볼에 먼저 반응하고, 몸의 각도를 한 번에 맞춰 발등으로 정확히 긁어 올리는 결정력으로 포효했다.
언론에서는 ‘손흥민 직속 후계자’라는 수식어로 양민혁을 표현하고 있다. 한국인 출신에 폭발적인 윙어라 거는 기대감이다. 10년 동안 정상급 활약을 했던 손흥민이라는 거대한 이름과의 비교는 늘 위험하지만, 영리한 움직임으로 수비 라인 뒤를 겨냥하고, 타이밍 있게 박스에 들어가 마무리하는 패턴이 닮은 구석이 있다.
포츠머스는 8경기 2승 3무 3패(승점 9)로 17위다. 왓퍼드전에서 후반전 노출된 수비 집중력 문제와 빌드업 실수는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동시에 측면 전개와 전환의 속도는 분명 좋아졌다. 양민혁이 왼쪽에서 가하는 압박과 전진 패스 선택은 기폭제다.
양민혁은 곧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에 합류해 사우디아라비아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소화한다. 지난 3월 A대표팀 승선 경험까지 고려하면, 이번 소집은 ‘클럽에서의 출전 경쟁 → 대표팀에서의 실전 자신감 회복 → 다시 클럽에서의 자리 굳히기’라는 선순환을 만드는 발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임대생에게는 이처럼 작은 호흡의 상승 사이클이 시즌 전반을 바꾼다. 대표팀 일정이 그의 궤적에 추진력을 더할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