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코스피 사상 첫 3500 고지…정책이 밀어 올리고, 반도체가 띄웠다

한국일보
원문보기

코스피 사상 첫 3500 고지…정책이 밀어 올리고, 반도체가 띄웠다

속보
李대통령 "이혜훈, 차이 조율 과정 필요…국민 검증 통과해야"
코스피, 2.7% 상승…외국인 3조 순매수
오픈AI와 협력 소식에 '9만전자' '40만닉스'
3분기 실적 개선 기대, 미 금리 인하 맞물려
증권가에선 "하반기 3800까지 가능" 전망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549.21로 마감한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549.21로 마감한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처음으로 3,500을 넘어서면서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50% 가까이 오르며 전 세계 주요국 증시에서도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한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친화적인 개혁 과제를 추진하고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업황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코스피 3,800까지 기대하면서도 기업 실적과 한미 관세 협상,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추이 등이 남은 변수라고 내다본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3.38포인트(2.70%) 오른 3,549.21에 마감했다. 지수는 개장 직후 전장 대비 69.65포인트(2.02%) 오른 3,525.48로 출발하며 앞서 장중 최고점인 3,497.95(9월 24일)를 단숨에 돌파했다. 외국인은 무려 3조1,250억 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조660억 원, 690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간밤에 다소 부진한 미국 민간 고용 지표가 나오고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가속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 요인이 됐다. 여기에 방한 중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AI 인프라 플랫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기업에 매수세가 몰렸다.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3.49% 오른 8만9,000원에 마감했다. 2021년 1월 15일(9만1,800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장중 9만 원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무려 9.86% 오른 39만5,500원으로 마감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상반기 '조방원'에서 하반기 반도체로 바통터치



코스피 지수 추이. 시각물=강준구 기자

코스피 지수 추이. 시각물=강준구 기자


8월 세제 개편안 여파로 3,100선에서 지지부진했던 코스피는 이 대통령의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종목당 50억 원) 유지 발언 이후 3,200선을 뚫고 파죽지세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추진된 상법 개정안과 정책 수혜를 입은 '조방원(조선·방산·원전)' 업종이 코스피 지수를 3200까지 밀어 올렸다면, 그 바통을 반도체가 넘겨받고 질주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에 'AI 버블론'이 사그라들면서 미국 뉴욕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4분기엔 코스피가 3,700~3,800까지 도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11월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상승 동력도 남았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장애 요소를 다 바꾸겠다"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장사(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있는 274개사) 영업이익 전망치는 71조8,477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4% 늘어난 규모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6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세 협상 남았지만 "언젠가 해결될 문제"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린 마틴 뉴욕 증권거래소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린 마틴 뉴욕 증권거래소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불안 요인은 한미 관세 협상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관세 불확실성 탓에 반도체와 함께 우리 수출을 이끄는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코스피 랠리와는 크게 벗어난 상황이다. 또 1,400원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도 코스피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이 1,487원을 넘으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은 4월 9일, 코스피는 장중 2,284.72로 추락하면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부침이 있겠지만 결국 한미 협상이 타결될 문제인 만큼 환율도 조만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달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서 한국과 미국이 절충점을 찾고,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를 단행하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질 것이란 관점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관세 파급 효과는 일부 품목과 업종에 국한하는 양상이며, 대미 수출은 둔화하지만 비(非)미국 지역으로 모멘텀을 상쇄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주가 방향성에 우호적일 전망이며, 반도체 업종 실적 호조가 비반도체를 상쇄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연관기사
• 코스피 5000 시대 정말 오나…삼성전자·SK하이닉스 말고 '제2의 주도주' 찾아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0209580003246)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