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직전 피치에 몸을 던진 '단 한걸음'이 팀을 연패 수렁에서 건져 올렸다.
오현규는 28일(한국시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스테이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벨기에 프로리그 신트트라위던과 원정 9라운드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포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동료 스트라이커 로빈 미리솔라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감각적으로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으로 쇄도하면서 기어이 발에 맞췄다.
오현규는 수비보다 한 발 더 빠르게 다이빙하듯 오른쪽 다리를 끝까지 뻗었고 그의 발끝이 공을 밀어 넣는 순간, 스타디움은 순식간에 정적에서 환호로 뒤바뀌었다.
올 시즌 리그 4호골이자 2연패 늪에 빠져 있던 헹크를 구한 ‘극장 결승골’이었다.
이날 오현규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 이후 16분을 뛰었는데 통계가 눈부셨다.
볼 터치 8회, 슈팅 2회, 유효슈팅 1회, 빅찬스 창출 1회를 수확했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은 오현규에게 평점 7.3을 매겼다. 불과 16분을 뛴 공격수에게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을 줘 이날 오현규가 ‘효율의 아이콘’이었음을 방증했다.
림부르흐 더비 특유의 긴장 속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빼어난 집중력으로 해결사 본능을 가감없이 발휘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최근 나흘간 벨기에와 유럽대항전을 동시에 흔들어 ‘클러치 모드’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특히 오현규에게 이번 골은 상징성이 크다. 지난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무릎 부상 이력 문제로 무산된 아픔이 있었다.
오현규는 좌절 대신 경기장에서 골로 말하고 있다.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두고 연속 결승골을 쏘아 올린 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보내는 강렬한 메시지일 수 있다.
신트트라위던과 헹크 대결은 림부르흐 더비라 불린다. 두 팀 모두 벨기에 림부르흐 지역을 연고로 한다.
더비로서 치열함은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더비나 스페인 마드리드 더비 못지않다.
신트트라위던엔 무려 7명에 이르는 일본 선수가 뛰고 있어 이날 맞대결에 동아시아 팬들 관심이 적지 않았다.
'미니 한일전' 격인 무대에서 한국인 공격수가 경기 종결자로 존재감을 뽐내 눈길을 모았다.
축구 본고장에서 연속 결승골을 넣은 지금 더는 유망주가 아니라 팀과 국가를 구할 해결사로 성장하는 양상이다.
이날 헹크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자책골을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반 12분 이토 준야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상대 퇴장에도 좀체 스코어를 못 뒤집어 답답한 흐름을 이어 갔다.
침묵을 깬 건 경기 종료 직전 오현규의 몸을 던진 한 발이었다. 결과는 2-1 역전승.
리그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나며 승점 11(3승 2무 4패)로 9위에 안착했다.
손흥민-황의조-조규성으로 이어져온 대표팀 골잡이 라인에 또 하나의 이름이 선명히 새겨지고 있다. 오현규는 단순히 골을 넣는 공격수가 아니라 팀이 필요할 때 ‘마지막을 책임지는’ 결승골 제조기다.
신트트라위던전 활약은 홍명보호가 10월에 만날 브라질, 파라과이와 A매치를 앞두고 한국 팬들에게 더 큰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림부르흐 더비를 삼킨 오현규 발끝은 한국 축구의 '밝은 내일'을 예고하는 징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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