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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배임죄 폐지 추진에 난감해진 김건희 특검

조선일보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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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배임죄 폐지 추진에 난감해진 김건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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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가 완전히 폐지되면 양평고속도로·IMS 수사 차질
“대장동·법인카드로 기소된 李대통령 면소 판결 받을 것”
민주당이 연내에 배임죄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각종 사건에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이 난처해졌다. 형사소송법(326조)은 범죄 후 관련 법이 개정 또는 폐지되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면소(免訴) 판결하도록 규정해 특검 수사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주요 인물인 김모(구속) 국토교통부 서기관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다. 김 서기관이 타당성 조사를 맡은 용역업체에 편의 제공을 약속하며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해 국토부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특검은 종점 변경을 지시한 ‘윗선’이 드러날 경우 김 서기관과 마찬가지로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검은 또 대기업과 금융사 등이 IMS모빌리티에 특혜성 투자를 한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영탁 IMS 대표와 민모 오아시스에쿼티 대표에게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두 사람이 2023년 투자받은 184억원 중 32억원을 자회사 부실을 메우는 데 썼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역시 계열사를 동원해 자금 사정이 부실했던 IMS에 투자하게 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수사받고 있다.

특검은 ‘대통령실 관저 특혜 수주 의혹’과 관련, 지난달 14일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등을 압수 수색하며 영장에 배임 혐의를 적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에 관저 공사를 맡겨 정부에 손해를 끼쳤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 의혹에 연루된 주요 인물들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래픽=정인성

그래픽=정인성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형법상 배임죄 완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등을 염두에 두고 배임죄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특검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배임죄가 폐지되면 특검 수사는 실익도 명분도 없어지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배임 사건들도 모두 면소 판결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현직 검사는 “배임죄 폐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이 현행법에 명시된 죄를 수사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백현동·성남FC 비리 사건’에서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 ‘법인카드 유용 사건’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대통령 취임 후 재판이 중단됐다. 배임죄가 폐지되면 이 대통령은 면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현재 배임 혐의로 재판받는 정치인과 기업인들도 무더기로 수혜를 볼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를 타이이스타젯에 특혜 채용한 혐의(업무상 배임·뇌물공여)로 재판을 받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 춘천 레고랜드 조성 사업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최문순 전 강원지사가 대표적이다. 재계에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등이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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