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벤치마크 따라잡는 식으론 승산 없어"
"韓 AI 서비스에 경쟁력…통합 아키텍처 필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23일 양재 엘타워에서 'AI 3대 강국의 길: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KAIT |
미·중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추격이 아닌 '추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중의 AI 모델 성능을 뛰어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23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주최한 'AI 3대 강국 실현: 전략과 과제' 특별 세미나에서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며 추격형이 아니라 퀀텀 점프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90%인 AI 예측력을 96%로 높이겠다'는 식의 개발전략으론 현재의 기술 선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AIPRM에 따르면 한국이 2030년에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230조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의 2023년 AI 투자를 기준으로 미국의 2030년 기술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183년이 걸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약간 과한 표현"이라면서도 "서두르지 않으면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센터(DC), 클라우드, AI 모델, 서비스 생태계를 아우르는 통합 아키텍처를 가져야 한다"며 "미·중이 원천기술에 집중하는 동안 우리는 AI 기술이 최종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져 소비자가 실제 쓸 수 있게 만드는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국가대표 AI 모델을 만들기보단 다수의 산업별 AI 모델을 육성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하나의 AI 모델을 만들기보단 산업형 AI 모델을 만들어 산업별 AX(인공지능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별 데이터 표준 아키텍처를 구축해야 한다. AI 모델과 데이터 간 연계 구조의 표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피지컬 AI(물리AI),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토론 사회를 본 현대원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장은 "한국은 ICT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녔고, 글로벌 피지컬 AI 최강자 진영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ICT와 피지컬 AI를 전략적으로 선택한다면 5년 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을 지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AI 전략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글로벌 AI 시장은 미·중 패권 경쟁 가속화로 블록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핵심 안보 분야는 기술 자립을 하되, 민간 및 범용 분야는 미국의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 불가능성'이 상호 협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핵심 기술 분야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더욱 벌리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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