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는 OK, 활용 방안에는 온도 차

프로축구연맹,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 개최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 논의
"보유 한도 늘리되 출전 수는 제한둬야"
"리그 경쟁력은 숫자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 확대를 바라보는 구단, 언론, 선수 출신 지도자, 선수의 대부분 일치했다. 다만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유성한 FC서울 단장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경영관 SKT홀에서 열린 2025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K리그1 적정 팀 수와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를 주제로 열렸다.
왼쪽부터 구창용 제주 SK 대표, 최순호 수원FC 단장, 유 단장, 위원석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장, 홍재민 기자, 김재성 K리그 TSG 위원, FC안양 소속 선수 김보경. 사진=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 경영관 SKT홀에서 2025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서호정 기자가 사회를 맡았고 최순호 수원FC 단장, 구창용 제주SK 대표, 유성한 FC서울 단장, 위원석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장, 홍재민 기자, 김재성 K리그 기술연구그룹(TSG) 위원, 김보경 FC안양 선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 외에도 K리그1·2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요 현안은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와 △K리그1 적정 팀 수·전체 디비전 구조 검토였다. 안치준 연맹 구단지원팀장은 K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규정 변천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리그의 사례로 본 장단점 등을 공유하며 발제를 진행했다.

먼저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는 △K리그1 최대 6명 보유, 4명 동시 출전 △K리그2 최대 5명 보유 4명 동시 출전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해외 주요 리그는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나 보유 한도를 정해두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K리그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치준 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지원팀장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경영관 SKT홀에서 열린 2025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에 참석해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에 관해 발제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K리그1 적정 팀 수와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를 주제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2025~26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출전 중인 유성한 서울 단장은 “외국인 선수 쿼터 수와 경기 출전 수는 어느 정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 평균 8억 원의 연봉을 지출하는 데 활약은 예전만 못하다”고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도 세계적인 기준에 맞춰야 한다면서도 “국내 여건이 만만치 않다. 우리는 예산 문제가 있기에 6명을 보유할 수 있어도 3~4명밖에 쓰지 못한다”며 “외국인 선수 숫자를 줄이고 연봉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말했다.

그는 “ACLE 참가 팀이나 국내 리그 경기력을 향상하는 데는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같은 구단과는 크게 관계는 없다”며 “(확대를) 시행하되 한 번의 결정보다는 단계적으로 해야 모든 팀에 맞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어떤 제도든 규모가 큰 구단이 유리한데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라며 “규모가 작은 구단이 대응할 수 있는 건 홈그로운 제도 강화, 2군 리그 중요도를 높이면서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창용 제주 대표는 “예전과 비교해 K리그에 좋은 기량을 지닌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오기 어려워졌다”며 “내년부터는 외국인 골키퍼까지 허용되기에 세계 흐름에 따라 출전 수도 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2군 리그가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같은 예외 선수를 두고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하는 유연한 설계를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경영관 SKT홀에서 열린 2025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K리그1 적정 팀 수와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를 주제로 열렸다.
왼쪽부터 구창용 제주 SK 대표, 최 단장, 유성한 FC서울 단장. 사진=연합뉴스김재성 TSG 위원은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일본과 사우디를 비교했다. 일본은 무제한 보유 5명 출전, 사우디는 8명과 21세 이하(U-21) 외국인 2명 보유, 8명 출전을 허용한다.

김 위원은 “자국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보장한 일본과 그러지 못한 사우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며 “외국인 쿼터 숫자를 늘린다고 리그 수준이 올라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도자의 역량, 구단 철학, 내외국인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 숫자가 늘어나도 효과적인 활용은 고민”이라며 “리그 경쟁력은 숫자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역으로 활동 중인 김보경은 “한 선수의 능력이 승패를 가져오는 열쇠가 되는데 대부분은 구단은 외국인 선수에게서 찾고 있다”며 “외국인 숫자가 많고 적은 건 중요하지 않다. 6명을 보유할 수 있는 지금도 구단 재정과 철학 등에 맞게 뽑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출전 숫자는 중요하다”며 “외국인 선수가 많이 뛰면 그만큼 국내 선수의 출전 시간이 줄어든다. 대표팀과 리그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경영관 SKT홀에서 열린 2025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K리그1 적정 팀 수와 K리그 외국인 선수 쿼터 제도를 주제로 열렸다.
왼쪽부터 구창용 제주 SK 대표, 최 단장, 유성한 FC서울 단장, 위원석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장, 홍재민 기자, 김재성 K리그 TSG 위원. 사진=연합뉴스홍재민 기자는 “K리그가 왜 있는가를 생각하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며 “결국 축구로 돈을 벌고 리그, 구단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상품을 파는 데 있어서 내국인, 외국인은 가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위원석 축구협회 소통위원장은 기업구단, 시도민구단, 군팀이 섞인 K리그 환경을 언급하며 “비균질적인 팀이 한 리그에 있는데 똑같은 규정과 쿼터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공청회인 만큼 프로축구 구조를 바꾸고 개혁하자는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