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 /AP연합뉴스 |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던 디즈니가 ‘표현의 자유’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미 키멀 라이브!’ 쇼를 방영하는 ABC방송의 모회사 디즈니는 22일 성명을 통해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최근 며칠간 키멀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 이후 23일에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결정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을 중단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키멀의 일부 발언이 시기상 적절하지 않아 사려가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디즈니의 밥 아이거, 데이나 월든 공동대표가 키멀과 직접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눈 결과 이러한 결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BC방송이 지난 17일 무기한 중단했던 키멀의 쇼는 일주일 만에 다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됐다.
‘지미 키멀 라이브!’는 23일 재개된다. 다만 쇼에서 키멀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언급할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키멀이 이번 논란을 다룰 방식과 관련해 디즈니 수뇌부와 모종의 합의를 했는지 여부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키멀은 앞서 지난 15일 자신의 쇼에서 트럼프 지지자였던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관련 발언을 했다가 미국 내 보수 지지층의 화를 샀다. 당시 그는 커크 암살 사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키멀의 발언을 문제 삼아 ABC의 방송 허가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했으며, ABC 측은 이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에 희소식. 시청률로 고전하던 지미 키멀쇼가 폐지됐다”고 쓰며 이 결정을 환영했다.
이러한 결정에 미국 방송계는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유명 심야 토크쇼 진행자들은 물론 유명 스타들도 키멀을 지지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는 18일 자신의 쇼 오프닝 멘트에서 “오늘밤은 우리 모두가 지미 키멀”이라고 말했다. 또 “노골적인 검열”이라며 “독재자에게는 1인치만 내어줄 수가 없다. ABC방송이 이번 일로 정권을 만족시켰을 거라 생각한다면 비참할 정도로 순진한 것”이라고 했다.
‘심야 토크쇼의 전설’로 불렸던 데이비드 레터맨은 “백악관 집무실의 범죄자 정부에 아부하고 싶다고, 혹은 그 정부가 무섭다고 해서 누구를 해고하고 다닐 수는 없다”고 했으며, NBC 투나잇쇼 진행자 지미 팰런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키멀은 훌륭하고 유머러스하며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거다. 그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헐크’로 유명한 배우 마크 러팔로는 21일 공개된 트럼프 반대 시위 ‘노 킹스’ 홍보 영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건 미국 정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의 이웃 사람들이나 소셜 미디어에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그런 짓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공식 석상에서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하지만 지금은 몰라보겠다. 어디서든 분열을 일으키거나, 개인적 표현과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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