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단독] 외교 역량 약화 우려했나...유엔 차석에 前 차석 대사 재기용

조선일보 뉴욕=윤주헌 특파원
원문보기

[단독] 외교 역량 약화 우려했나...유엔 차석에 前 차석 대사 재기용

서울흐림 / 7.0 °
배종인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신임 차석 대사로 내정
2020~2023년 한차례 차석 대사 맡은 바 있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뉴욕 JFK공항에서 차지훈 주유엔대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뉴욕 JFK공항에서 차지훈 주유엔대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재 공석인 주유엔 한국 대표부 차석 대사에 이미 한 차례 유엔 차석 대사를 지낸 외교관이 내정됐다. 주유엔 대표부에서 시간 차를 두고 다른 직급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있었던 적은 있지만, 차석 대사를 두 번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부임한 신임 주유엔 대사가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인사라는 평가가 외교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다자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외교 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는 의미다.

22일(현지 시각)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는 전날 배종인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외시 26회)을 유엔 차석대사로 내정했다. 주유엔대표부는 지난달 초까지 조현우 차석 대사와 김상진 차석 대사가 이끌고 있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황준국 전 대사가 정권 교체 이후인 지난 7월 이임하자 차석 대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조 차석 대사가 지난달 대통령실 안보전략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생겼다. 이 자리에 배 실장이 오게 된다는 것이다.

배 실장은 이미 한 번 이 자리를 맡은 적이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1월 주유엔 차석대사를 맡은 뒤 2023년 5월 불가리아 대사로 임명됐다. 작년 7월부터는 외교부 기조실장을 맡고 있었는데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직업 외교관이 주유엔 대표부를 복수로 근무하는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 조현 외교장관은 유엔 차석 대사와 유엔 대사를 역임했다. 전임 황준국 대사는 서기관, 참사관, 대사 등 세 차례 유엔에 근무 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수년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승진을 해 돌아온 케이스로 이번과는 차이가 있다.

차지훈 신임 주유엔대사는 1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를 만났다./주유엔 한국대표부

차지훈 신임 주유엔대사는 1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를 만났다./주유엔 한국대표부


최근 외교부 안팎에서는 주유엔 대표부 차석 대사로 누가 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지난 18일 현지에 부임한 신임 차지훈 대사는 2009~2017년 성남시 고문 변호사를 지내고,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단에도 합류해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외교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역대 주유엔 대사 등 외교 원로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엔은 다자 외교의 핵심 무대로 우크라이나·가자 전쟁뿐 아니라, 북핵과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두루 다뤄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전임 황 대사가 유엔 대표부 근무를 세 번이나 할 정도로 베테랑이었지만, 지난해 4월 유엔 총회 연설 도중 코피를 쏟을 정도로 업무량도 많다. 한 외교 관계자는 “한국이 올해 말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고 국제 현안이 많은 점을 감안해 현장 업무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경험 있는 외교관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뉴욕=윤주헌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