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PPT 220쪽·의견서 420쪽 ‘통일교 최종 결재자’ 구속 필요성 강조
권성동 구속 직전 자진출석 일방 통보 사례 들며 ‘증거인멸 우려’ 등 주장
한 총재, 최후발언서 “나는 정치와 무관하다”…5시간 만에 심사 마쳐
권성동 구속 직전 자진출석 일방 통보 사례 들며 ‘증거인멸 우려’ 등 주장
한 총재, 최후발언서 “나는 정치와 무관하다”…5시간 만에 심사 마쳐
영장심사 마치고 서울구치소 향하는 한학자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통일교 청탁 및 정치권 로비 의혹의 ‘최종 결재자’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한 총재의 구속 여부는 ‘정교 유착 의혹’ 수사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약 5시간 동안 한 총재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5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통일교 민원 청탁 등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통일교 자금으로 국민의힘 광역시도당 등에 총 2억1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2022년 4~7월 통일교의 각종 민원 해결을 위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8000만원대 청탁용 선물’을 전달하도록 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이 금품을 마련하기 위해 통일교 자금을 활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는다. 2022년 10월 권 의원이 윤씨에게 전한 통일교 임원 등의 미국 원정도박 수사 소식을 듣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영장심사에서 특검은 220여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띄우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약 420쪽에 이르는 의견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은 통일교의 청탁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한 총재가 모두 부인하고, 특검의 세 차례 소환조사 통보에 불응하다 권 의원의 구속 결정 직전에 출석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점 등을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또 다른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정황도 있어 구속 상태로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재 측은 지난 17일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이나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또 공여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인신을 구속하려는 시도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는 권 의원이 영장 심사에서 주장한 것과 같은 논리다. 한 총재는 최후 발언에서 “나는 정치와 무관하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 총재는 특검에 자진 출석할 때는 걸어 들어왔다가 조사를 마친 뒤 휠체어를 타고 나갔다. 이날은 처음부터 휠체어를 타고 영장심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이날 출석한 한 총재 변호인단은 14명으로 특검 수사팀 인원의 2배 수준이었다. ‘전관 특혜’ 논란을 빚은 태평양 법무법인에서만 가장 많은 변호인 7명이 나왔다. 특검에서는 수사팀장 2명을 포함해 검사 8명이 출석했다. 이 중 검사 6명이 영장심사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달 말 민중기 특별검사는 한 총재를 대리하는 이모 태평양 법무법인 변호사를 자신의 사무실에서 따로 만나 ‘전관 특혜’ 논란이 일었다. 특검 측은 “인사차 들렀고 수사 관련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 만남을 바탕으로 통일교 측에서 수사 대응 논리를 세운 것이 알려져 비판이 커졌다. 이날 이 변호사는 영장심사에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의 전 비서실장으로 공범 관계인 정모씨에 대한 영장심사도 이어서 열렸다. 두 사람은 영장심사 종료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다.
박채연·유선희·이홍근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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