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美, 베네수엘라 눈앞서 상륙 훈련… 마약 소탕 가장한 마두로 압박?

조선일보 김지원 기자
원문보기

美, 베네수엘라 눈앞서 상륙 훈련… 마약 소탕 가장한 마두로 압박?

속보
서울·경기 북부 눈 약해져...밤사이 강원 남부 충청· 이남 주의
카리브해서 군함·전투기 동원
“실제 목표는 정권 축출” 분석
미 해병대 제22 원정군(SOC)이 이달 초 카리브해에서 상륙작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미 남부사령부 페이스북

미 해병대 제22 원정군(SOC)이 이달 초 카리브해에서 상륙작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미 남부사령부 페이스북


미국에서 암약하는 베네수엘라 마약 범죄 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배치된 미 해병대 병력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상륙 훈련을 실시했다. 미군 이지스 구축함도 중미 파나마에 입항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통치하는 베네수엘라 반미·좌파 정권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 압박이 거세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미 남부사령부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이달 초 해병대 22원정대가 푸에르토리코 해안에서 상륙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고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전투기와 군함, 각종 중화기가 등장했고, 완전 무장 병력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해안에 상륙하는 장면도 담겼다. 미 해병대 22원정대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쿠웨이트·소말리아·라이베리아·코소보 등 분쟁 지역에 파병돼 실전 경험을 쌓아온 부대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군사력 사용을 지시하고, 카리브해에 핵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2척, 미사일 순양함 등을 포함해 군함 8척을 배치했다. 푸에르토리코에는 F-35 전투기 10대와 해군·해병대 병력 4500명을 보냈다. 이 병력 일부가 해안에서 상륙 훈련을 벌인 것은 베네수엘라를 가상의 작전 지역으로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와 푸에르토리코 주도 산후안의 거리는 87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이번 상륙 훈련은 ‘마약 단속’ 차원을 넘어, 미군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1일 전·현직 군 관계자와 정보 당국자 발언을 인용, “미군의 실제 목표는 어떤 식으로든 마두로를 권좌에서 몰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제임스 G. 스타브리디스 전 남부사령관도 “베네수엘라 해안에 집결한 대규모 해군 전력과 푸에르토리코에 배치된 F-35 전투기는 마약 차단과는 무관하다”며 “미국이 정권 교체나 행동 변화를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USS 스톡데일함이 20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 입항한 것도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마두로 축출’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남부사령부는 “이번 방문은 양국의 정기적인 안보 협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항지 파나마는 트럼프가 지난해 당선 직후부터 미국이 소유권을 되찾아가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한 파나마 운하가 있는 곳이다. 또한 1989년 조지 HW 부시 행정부가 병력을 투입해 반미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축출하며 정권 교체를 이룬 곳이다.

한편 마두로 정권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인디펜시아 2000’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 인사와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내며 외교적 해법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정부는 보름이 지나도록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헨리 지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도, 마두로도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력이 늘어날수록 오판 가능성이 커져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김지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