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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따라 부동산도 들썩?… 주목할 지역은?[손바닥부동산]

이데일리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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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따라 부동산도 들썩?… 주목할 지역은?[손바닥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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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잠실 잇는 총 28.9㎞, 7개 선착장의 한강버스
서울 부동산 가치 핵심축을 수상 교통으로 연결 의미
한강, 단순한 교통 넘어 도시 정체성 담아낼 상징성 담아야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서울의 대중교통 지도에 새로운 선이 그어졌다. 도로도, 철로도 아닌 바로 한강 위다.

지난 18일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하는 한강버스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기획한 수상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교통수단이자 관광 콘텐츠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가진다. 마곡과 잠실을 잇는 총 28.9㎞, 7개 선착장의 한강버스는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계기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전경(사진=도시와경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전경(사진=도시와경제)


서울은 폭이 1km를 넘는 한강이 도시 한복판을 가르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수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강은 시민의 휴식 공간이나 레저 자원으로는 활용되었지만, 생활 교통망으로는 거의 쓰이지 못했다. 이번 한강버스 출범은 한강을 단순한 배경에서 도시 인프라로 격상시키려는 시도다. 파리의 세느강 보트버스, 런던의 템스 클리퍼처럼 수상 교통을 도시 브랜드로 연결한 사례와 비교할 때, 서울이 뒤늦게나마 글로벌 흐름에 합류한 것이다.

한강버스는 서쪽 마곡에서 출발해 강남 동쪽 잠실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은 사실상 서울 부동산 가치의 핵심축을 수상 교통으로 연결하는 의미를 가진다. 마곡은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교통 인프라 부족이 한계였다. 여의도는 금융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만성적 교통 혼잡이 문제였다. 이제 수상 교통망이 더해지면 출퇴근 시간 단축과 이동 편의성이 개선되고, 오피스 시장과 상권에도 새로운 활력이 기대된다. 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한강변 고급 주거지는 조망권과 교통 프리미엄이 동시에 결합하며 복합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 특히 압구정 재건축, 잠실 마이스 복합개발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와 시너지가 형성되면 중장기적으로 서울 부동산 가치 지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강버스는 이동수단에 머물지 않는다. 남산서울타워와 한강의 주요대교 등 도심의 뷰 포인트를 감상할 수 있는 파노라마 창, 커피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는 교통과 관광의 경계를 허문다. 평일에는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주말에는 관광상품으로 기능하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는 도시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삶의 질 제고와 직결된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글로벌 도시 브랜드 순위에서 런던, 뉴욕, 파리, 도쿄, 싱가포르가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서울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제 규모는 결코 작지 않지만, 도시의 아이덴티티와 매력 측면에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은 뉴욕 맨해튼에 버금가는 규모의 강을 보유하고도, 뉴욕·도쿄·싱가포르처럼 세계적 스카이라인을 갖추지 못했다. 뉴욕은 맨해튼의 빌딩 숲과 금융 중심지로, 도쿄는 도심과 수변이 결합된 고밀도 복합 개발로,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 샌즈와 수변 공원으로 도시 브랜드를 확립했다. 반면 서울의 한강변은 주거용 아파트 벽면으로 채워져 있어 국제적 도시를 상징하는 비주얼 아이콘이 부족하다.


Resonance와 Ipso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 순위 (그래픽=도시와경제)

Resonance와 Ipso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 순위 (그래픽=도시와경제)


따라서 한강버스가 단순한 수상 교통 실험에 머문다면 서울의 글로벌 위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한강은 단순한 교통과 주거의 공간을 넘어, 문화와 경제, 그리고 도시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 한강변의 개발 전략이 스카이라인과 복합 공간 창출로 이어질 때, 서울은 세계 도시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도 이번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곡·여의도 같은 업무 중심지는 한강버스를 계기로 입지 경쟁력이 강화되고, 압구정·잠실 등 한강변 개발지는 조망권에 교통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며 장기적으로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 호재가 아니라, 서울 부동산 가치 지형 자체를 재편할 수 있는 변화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한강버스가 단순한 교통정책이 아닌 서울의 도시 전략 신호로 읽히며 투자 판단의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한강버스는 서울의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전환점이다. 이 변화가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도시 전략과 개발 방향이 중요하다. 서울은 이제 강을 바라보는 도시에서, 강을 달리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으며, 한강버스 노선을 따라 형성되는 지역은 투자자에게는 핵심 투자축을 선점할 기회가, 실수요자에게는 삶의 질과 교통 편의가 개선된 주거 선택지가 될 것이다. 나아가 압구정·잠실·여의도 등 주요 강변 지역은 한강버스를 계기로 집값이 재평가되며, 서울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