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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알리가 불붙인 ‘플랫폼 전쟁’…쿠팡·네이버와 정면승부

헤럴드경제 신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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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알리가 불붙인 ‘플랫폼 전쟁’…쿠팡·네이버와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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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1위’ 쿠팡·‘신흥 강자’ 네이버 경쟁 가세
충성고객 수 부족·개인정보 中 유출 우려는 과제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모습 [연합]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세계그룹의 지마켓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동맹을 조건부 승인했다. 양사 합작법인 출범이 쿠팡, 네이버 ‘양강’ 체제인 국내 온라인 시장을 재편할지 주목된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한국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5대5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그랜드오푸스홀딩)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한 지붕 두 가족’ 구조다.

지마켓과 알리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불균형을 깨고 K상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정형권 지마켓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구축한 것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지마켓의 상품 신뢰도와 서비스 체계, 가격경쟁력 있는 알리바바 상품을 활용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마켓·옥션 판매자는 60만여명이다. 이들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로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이머커스 사업을 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도 이미지 개선을 노린다. 중국산 제품의 국내 판매도 지마켓의 플랫폼과 물류망, 유통강자 신세계의 노하우를 더해 강화될 수 있다.

합작법인은 쿠팡, 네이버와 본격적으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전국에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구축했고, 네이버는 최근 컬리와 손잡고 신선식품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는 그동안 쿠팡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쿠팡이 3422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알리익스프레스 920만명, 지마켓 668만명, 옥션 266만명을 더하면 1854만명으로 쿠팡의 절반이 넘는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MAU는 431만명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는 2000년 전후로 크게 성장했다. 인터파크(1996년 창업), 옥션(1998년), G마켓(1999년), 11번가(2008년)가 가장 먼저 등장했고, 2010년에 티몬과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쿠팡이 급성장하면서 쿠팡과 네이버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7월 말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까지 터지자, 소비자들은 자본력을 가진 이커머스 업체로 몰렸다.


2023년 하반기부터는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업체)까지 가세했다. 중국계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경기 불황까지 겹쳐 1300k(천삼백케이), 바보사랑, 알렛츠 등이 잇달아 폐업했고 명품 플랫폼 발란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살아남은 이커머스 업체들도 스스로 살길을 찾고 쿠팡의 독주체제를 막고자 ‘합종연횡’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마켓과 알리의 동맹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도 지난 3월 쇼핑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에는 컬리와 손잡고 ‘컬리N마트’를 오픈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신선식품 분야까지 강화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 심화를 우려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강점인 저가 상품이 지마켓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 대량으로 유입될 경우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내 오픈마켓에서 거래되는 공산품 상당수가 중국산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충성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단순히 이용자 수를 더해 덩치를 키우는 것이 수익성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과 네이버가 신선식품 새벽 배송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판매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이마트 신선식품을 새벽 배송하는 SSG닷컴(쓱닷컴)이 가세할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편 국내 전통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가 여러 문제점을 드러낸 C커머스 알리와 동맹을 맺은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특히 1세대 이커머스인 지마켓이 그동안 축적한 국내 사업 관련 각종 데이터와 개인정보의 중국 유출 우려는 여전히 크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술적으로 분리하는 조건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승인했다.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양사간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