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 왼쪽부터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김호 전 감독, 데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김주성, 고 유상철 감독의 아들 유선우씨, 김병지/프로축구연맹 |
한국프로축구연맹이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진행했다. 올해 명예의 전당에는 선수 부문에 김병지, 김주성, 데얀, 고(故) 유상철이 헌액됐고 지도자 부문에는 김호 전 수원삼성 감독, 공헌자 부문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이날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서 K리그 발전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영광을 되살리는 자리이자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40여 년 동안 K리그 무대에서 수많은 명승부가 펼쳐지며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 스타들이 탄생했다”며 “오늘 헌액식에서 이들의 이름과 발자취를 기억하고 앞으로도 그 영광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에 선정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프로축구연맹 |
이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추천인으로 무대에 오른 김호곤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별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몽준 회장님을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며 “한국 축구가 국제 무대에 나아가는 방법을 늘 고민하신 분으로, 우리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고 했다.
정 명예회장은 프로축구연맹이 창설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리그 타이틀 스폰서 제도와 지역 연고제 정착 등을 이뤘다. 1993~2009년 대한축구협회장을 지내며 2002 한일 월드컵 유치 및 성공적인 개최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과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우리나라 축구가 지난 3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는데 모두 여기에 계신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데 한국 대표팀이 2002년처럼 좋은 기록을 내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16일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고(故) 유상철 감독을 대신해 소감을 전하고 있는 아들 유선우씨/프로축구연맹 |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헌액 추천인으로는 김호남 K리그 어시스트 이사가 나왔다. 김 이사는 “유상철 감독님은 현역 시절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멀티 플레이어”라며 “1990~2000년대 한국 축구의 힘과 근성을 상징하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2019년 인천에서 유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명확한 지도 철학과 따뜻한 인간미를 가지신 분이었다”며 “병마와 싸우는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늘 팬들을 위해 뛰라고 조언해주셨다”고 했다.
유상철 전 감독은 1994년 K리그 현대 호랑이(현 울산HD)에서 프로로 데뷔해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세 포지션에서 두루 활약했다. 세 포지션에서 모두 K리그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됐다. K리그 통산 144경기에서 38골 9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유 전 감독을 대신해 헌액증서를 수상한 아들 유선우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개인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과 나누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6일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프로축구연맹 |
K리그 통산 708경기에 출전해 229차례 무실점을 기록한 김병지, 리그 최초로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 3개 포지션에서 모두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김주성, 2008~2020년 K리그 무대를 누비며 통산 역대 2위 득점(198골)을 올린 데얀이 이날 무대에 올라 헌액 소감을 밝혔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지난 주말 세 아들을 데리고 조기 축구를 했다”며 “우리처럼 부자지간이 같은 구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건 오늘 모이신 분들이 한국 축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워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수원 삼성에서 1998~1999년 리그 2연패를 달성했던 ‘명장’ 김호 전 감독도 헌액증서를 수상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은 2023년 한국 프로축구 역사와 전통을 기리고 리그 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신설됐다. 지난해 1회 헌액식에서는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김정남 전 감독,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헌액됐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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