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겨드랑이에 팔 끼워 억압
금속보호대 남용 ‘징벌성 가혹행위’ 판단
금속보호대 남용 ‘징벌성 가혹행위’ 판단
보호장비의 규격. /국가인권위원회 |
최근 대전교도소 교도관들이 수감자를 폭행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정 시설 내에서 여전히 ‘비녀꺾기’와 같은 가혹 행위가 확인됐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교도관들이 금속 보호대를 과도하게 사용해 수용자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한 사실을 확인하고,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대전교도소에서는 50대 남성 수용자가 교도관들에게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파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출소를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이 사건으로 교도관 5명이 검찰에 송치됐고, 법무부는 교도소장과 관련 부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사건 이후 교도소 내 조사·징벌 과정에서 보호 장비가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부당하게 징벌이 부과되고 있다는 진정이 잇따르자,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에서 드러난 핵심 문제는 ‘비녀꺾기’였다. 이 방식은 금속 보호대를 찬 수용자의 겨드랑이에 교도관이 팔을 깊숙이 끼워 넣고 강하게 눌러 손목과 어깨에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과거에도 논란이 된 대표적 가혹 행위다. 피해자들은 “폭행보다 이때의 고통이 더 심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수용자는 손이 붓거나 색깔이 변할 정도로 수갑이 조여졌고, 이동 과정에서는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비녀꺾기는 교정 매뉴얼에 없는 ‘변형 사용법’이다. 인권위가 확보한 CCTV 영상에서도 교도관들이 수용자를 이동시키며 팔을 끼워 압박하는 장면이 반복 확인됐다. 조사관들은 이를 “필요 이상의 고통을 주는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보호 장비 사용을 ‘필요 최소한’으로만 허용하며, 징벌 수단으로의 사용은 금지한다. 하지만 일부 교도관들은 “징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용자에겐 신체적 고통을 줘야 규율 위반을 막을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이는 법률상 명백히 금지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수용자라 해도 기본적인 인권은 보장되어야 하며, 보호 장비는 오직 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며 “비녀꺾기 같은 과도한 방식은 신체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침해”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8월 25일 법무부 장관에게 △교도관 폭행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사례 전파 △금속 보호대 사용 시 필요성 기록을 의무화하는 사용심사부 양식 개선을 권고했다. 대전지방교정청장에게는 △관할 교정시설 보호 장비 사용 점검 강화를, 대전교도소장에게는 △보호대 사용 요건을 엄격히 심사하고 △징벌 수단으로의 사용을 막기 위한 직무교육을 지시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구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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