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폴란드 동부에 추락한 러시아 드론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러시아 드론(무인항공기)이 13일(현지시각) 루마니아를 침범해 루마니아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다. 최근 러시아군 드론을 격추했던 폴란드도 한때 방공 경계 태세를 최고로 높이는 등 동유럽에 군사적 긴장이 번지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르몽드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어 이날 밤 러시아군 드론 한 대가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 도중 드론이 루마니아 국경을 넘었다고 파악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다.
루마니아군은 F-16 전투기 2대를 긴급 출격시켜 침입 드론을 감시했다. 드론은 루마니아 동부 치리아 베케 마을 인근에서 국경을 넘어, 루마니아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드론은 인구 밀집 지역 상공을 비행하지 않았으며, 루마니아 국민 안전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폴란드 역시 자국 국경 인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드론 공습이 이뤄지자, 나토군과 함께 헬리콥터·항공기를 출격시켜 대응했다. 폴란드군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드론 위협으로 폴란드와 동맹 항공기들이 영공에서 활동 중이다. 지대공 방어체계와 레이더 정찰 시스템은 최고 수준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알렸다.
군용기들이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폴란드 동부 루블린 공항은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이후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최고 경계 태세는 해제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영공을) 경계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드론의 루마니아 침범은 지난 10일 폴란드군이 자국에 넘어온 러시아 드론을 전투기로 격추한 지 사흘 만이다. 당시 러시아군 드론은 폴란드 영공을 19차례 침범해, 폴란드 공군이 이중 최소 3대를 격추했다. 나토 회원국 전투기가 회원국 영공에서 적 항공기를 공격한 첫 사례였다. 이에 프랑스가 자국군 주력 ‘라팔’ 전투기 3대를 폴란드에 파견하기로 하고, 독일 역시 방공 감시 지원 강화를 약속하는 등 나토 각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역시 러시아의 폴란드 영공 침입을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런 일(러시아의 나토 영공 침범)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고 불행하며 위험한 전개”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질문은 드론을 폴란드로 구체적으로 겨냥해서 날렸냐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드러난다면 이는 분명히 크게 긴장을 고조하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는 10일 폴란드에서 격추된 드론들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로부터 날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대표는 11일 텔레그램에 “서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이틀째 신화 같은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드론이 러시아 것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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