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 효과에 결국 우리 수출이”…‘관세 폭탄’ 현실화에 대미 수출 효자 줄줄이 몰락

매일경제 이가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2ver@mk.co.kr)
원문보기

“트럼프 효과에 결국 우리 수출이”…‘관세 폭탄’ 현실화에 대미 수출 효자 줄줄이 몰락

서울맑음 / -3.9 °
자동차·철강·가전↓반도체·통신기기·조선↑
기업인들, 정상회담서 대미 투자 계획 전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트럼프발 관세 쇼크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요 대미 품목의 수출 규모가 급감했다. 자동차·철강·가전을 포함한 고관세 품목이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반도체·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를 비롯한 무관세 품목이 호조를 보이면서 부진을 만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합의가 끝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우리나라 총수출액이 584억달러(약 81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총수입액은 줄어든 51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 축소됐다. 무역수지는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다만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8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견줘 12% 하락했다, 지난 2023년 1월(80억590만달러)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감소폭은 코로나19 대유행 시절인 지난 2022년 5월(29.4%)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주력 대미 수출 품목 15개 가운데 11개의 수출액이 쪼그라들었다. 관세 조치 대상을 중심으로 수출 규모가 급감했다. 관세 충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대미 수출 효자인 자동차 수출액이 15억79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5% 감소했다. 일반기계(-12.8%), 자동차부품(-14.7%), 이차전지(-23.7%), 가전(-26.8%), 컴퓨터(-35.8%) 등도 마찬가지다. 철강의 수출액은 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9% 줄어들면서 올해 최악의 성적을 받았다.


현재 관세는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에 50%가 자동차, 부품 등에 25%가 부과된 상태다. 사실상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 7월 한미무역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했지만, 명문 및 적용 시점은 지금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공지능(AI) 보편화로 반도체 수출액이 8억1000만달러로 치솟으면서 전년 동기보다 56.8% 뛰었다. 지난달 DDR4 가격(5.7달러)이 처음으로 5달러를 돌파했고 DDR5 가격(5.3달러)도 안정적으로 5달러를 웃돌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외에도 무선통신기기(34.2%), 석유제품(15.4%), 선박(118.8%) 등 관세 면제 제품의 수출이 늘어났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끝난 것이 아니라 반도체, 바이오, 의약품 같은 품목에 대해서도 예고돼 있다”며 “또 관세 부과 범위가 확장되거나 관세율이 바뀔 수도 있기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업계와의 만찬 자리에서 외국산 반도체에 상당한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반도체기업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웃게 만들자…209조원 ‘투자 보따리’ 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은 통상 리스크 완화와 산업 협력 다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총 1500억달러에 달하는 중장기 대미 투자 계획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상현 롯데그룹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등이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370억달러를 쏟아붓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더해 추가 설비 투자와 미국 반도체기업과의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에 짓는 AI 캠퍼스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약속했다.


현대차는 260억달러짜리 투자 계획을 내놨다. 전기로 제철소 신설과 자동차 생산 능력 확대에 이어 로봇 공장 신설을 추가했다. 대한항공은 500억달러를 출자한다.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103대를 사들이고,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항공기 예비엔진을 확보하고 엔진 정비 서비스 도입 계획을 맺는다.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과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D현대도 미국 조선 산업 재건을 위해 서버러스캐피털 및 한국산업은행과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한다. 한화그룹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함정과 상선을 건조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아마존웹서비스 및 엑스에너지와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전(SMR) 설계부터 건설, 운영, 투자, 시장 확대까지 협력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에 오는 2028년부터 게르마늄을 장기 공급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오는 2028년부터 약 10년간 연 330만톤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기로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