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독립성 우려 더 커져
트럼프 지명 마이런 이사
백악관 사임 대신 무급휴직
민주당 “트럼프 꼭두각시” 직격
고용 악화에 금리인하 무게
트럼프 지명 마이런 이사
백악관 사임 대신 무급휴직
민주당 “트럼프 꼭두각시” 직격
고용 악화에 금리인하 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에 지명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원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4 [EPA 연합뉴스] |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새로 합류할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두 직책을 겸직하겠다고 밝혀 연준의 독립성 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가뜩이나 연준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마이런 위원장이 초유의 행보를 예고하면서 정치권과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연준 내 금리 인하파가 늘어나고 악화된 고용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마이런 위원장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연준 이사 재임 기간 백악관 위원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런 위원장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사임에 따라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를 맡게 된다. 4개월간만 이사직을 수행하기 때문에 위원장 직을 사임하지 않고 무급휴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후임 연준 이사 임명이 늦어질 경우 마이런 위원장은 계속 이사로 재임하게 된다. 백악관 관리가 연준 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1930년대 현대적 연준이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마이런 위원장은 과거 행정부와 연준을 오가는 ‘회전문 인사’를 비판하며 연준 임기 후 4년간 행정부 근무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어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
민주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국민도, 투자자도, 전 세계 금융시장 그 누구도 마이런을 독립적인 목소리로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하는 모든 주장과 투표는 그가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의심으로 얼룩질 것”이라고 직격했다. 앤디 김 상원의원도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당신의 보스이기 때문에 당신은 계속해서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이런 위원장은 “내 의견과 결정은 거시경제에 대한 분석과 거시경제의 장기 관리를 위해 무엇이 최선이냐는 판단에 근거할 것”이라며 “FOMC는 독립적인 그룹이며 난 그 독립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우위의 상원에서 마이런 위원장은 무난히 인준돼 9월 FOMC부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에 마이런까지 합류하면서 7명의 연준 이사 중 3명이 친트럼프 금리 인하파로 채워지게 됐다.
그만큼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커지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99.4%까지 치솟았다.
다만 연준 내 신중론도 여전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긴축적인 정책 기조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돌고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현 상황에 적절하다”며 “연준의 이중 목표가 전망대로 진전한다면 기준금리를 좀 더 중립적인 수준으로 움직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열어뒀지만 여전히 현 금리 수준이 맞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고용 부진을 근거로 금리 인하를 시사한 이후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7월 구인 건수도 718만1000건으로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간 구인 건수가 720만건을 밑돈 것은 2021년 1월 이후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한편 사기대출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이날 법무부는 소환장을 발부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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