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양이 4일 열린 KPGA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
(MHN 김인오 기자)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가지로 잘 맞아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골프 경기에서 바람은 많은 변수를 낳는다. 페어웨이를 잘 날아가던 공이 러프에 들어가기도 하고, 때론 페널티 구역으로 빠지기도 한다. 핀을 향해 날아가는 공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 골프대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선수들은 다양한 샷을 연습한다. 우승으로 가는 필수 조건이다.
4일 전남 영암에 있는 골프존카운티 영암45(파72)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파운더스컵(총상금 7억원) 1라운드가 열렸다. 매립지를 개간해 만든 링크스 코스라 매 번 대회 때마다 바람이 성적을 좌우한다.
하지만 이날 KPGA 투어 선수들은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9명의 선수가 일몰로 1라운드를 채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110명의 선수가 이븐파 이상 스코어를 적어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선수는 정태양이다. 단 한 개의 보기를 허용하지 않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몰아쳤다. 9언더파 63타를 적어내 단독 선두다.
정태양이 4일 열린 KPGA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
골프 국가대표 출신인 정태양은 2018년 KPGA 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와 달리 아직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2022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3위, 지난해 군산CC오픈 공동 3위가 최고 성적이다. 올해는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14위가 가장 좋은 성적으로 아직 톱10이 없다.
쟁쟁한 선수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정태양은 모처럼 잡은 첫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좋아하는 코스라 자신감도 넘친다.
정태양은 "오늘 샷 감도 좋았고 퍼트도 잘 됐다. 찬스라고 생각하지 않은 홀에서도 잘 들어가서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초반의 흐름이 후반까지 잘 이어져 보기 없이 버디와 이글만 잡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연습라운드 때부터 굉장히 더웠다. 하지만 나만 더운 것이 아니라 모두 똑같은 환경에서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날씨는 큰 영향이 없다"고 하루를 정리했다.
정태양은 작년 같은 골프장에서 열린 KPGA 클래식에서 4위에 올랐다. 그는 "이 곳처럼 탁 트인 링크스 코스를 좋아하고, 양잔디를 선호하는 편이다. 또 경기할 때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코스는 바람도 많이 분다. 여러가지로 나와 잘 맞는 대회장이라 편한 마음으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선전 비결을 설명했다.
정태양이 4일 열린 KPGA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 |
남은 라운드에 대해서는 "오늘로 대회가 끝난 것이면 좋겠지만 아직 남은 라운드가 많다"며 웃은 뒤 "골프가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특별한 경기 운영이나 전략을 세우기 보다는 원래 하던 대로 하겠다.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있어도 기쁘게 대회를 끝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과 송민혁은 나란히 8언더파 64타를 쳐 정태양에 1타 뒤진 공동 2위가 됐다. 송민혁은 이날 2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김태훈은 5년 시드 특전이 올해로 끝난다. 그는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하반기 시드 유지가 목표"라고 다짐했다.
한편, 파운더스컵은 KPGA 창립회원에 대한 예우와 그 업적을 기리고자 지난해 신설됐다. 우승자는 1억 4000만원의 상금과 2년 시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000점을 받는다.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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