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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강경파 뜻대로 검찰 개혁… ‘행안부 밑에 중수청’ 유력

조선일보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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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강경파 뜻대로 검찰 개혁… ‘행안부 밑에 중수청’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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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우려에도 의총서 잠정 결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쪽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앞서 법무부와 민주당 일각에선 중수청을 행안부가 아닌 법무부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법무부에 두는 건 반쪽 개혁”이라며 반발했던 강경파 주장대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검찰청을 해체하고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나누는 검찰 개혁안, 기후에너지부 신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조직 개편 등을 논의했다. 의총 후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자는 주장이 다수였고, 법무부에 두자는 의견은 없었다”며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여권 내에선 중수청을 행안부와 법무부 중 어디에 둘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민주당은 강경파 중심으로 행안부에 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중수청을 법무부에 둘 경우 법무부와 중수청 내 검찰 출신들의 연계가 가능해, 사실상 현재의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와 다를 바 없다는 논리다. 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수청을 행안부에 두면 권한 남용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반대해 왔다.

이날 의총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반면, 일부 의원은 “경찰을 산하에 둔 행안부의 수사 기능 비대화가 우려된다”며 총리실 산하에 두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 의원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을 지지해, 이대로 정부 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들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을 반대하면 지지층에게 ‘수박’으로 찍힐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강경파 의견을 따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의총에선 검사들이 주축이 될 공소청의 ‘보완 수사권’과 관련한 얘기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경찰 수사를 검사가 한번 더 검토하는 게 보완 수사권이다. 강성 지지층은 검사의 보완 수사권 박탈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청 폐지안, 중수청법 등을 처리한 뒤 이 문제는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또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고 예산처를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안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금융 기관 감독 기능을 합쳐 금융감독위로 재편하고, 금감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격상하는 안도 논의했다. 금융위 내 금융 정책 기능은 기재부로 넘기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이날 의총에선 이런 개편안에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野, 원내대표실 압수 수색 항의 - 내란 특검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 수색을 시도한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원내대표실 앞 복도에서 피켓을 들고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野, 원내대표실 압수 수색 항의 - 내란 특검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 수색을 시도한 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원내대표실 앞 복도에서 피켓을 들고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당초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고 금감원장을 임명한 데다, 국정기획위원회 발표에서도 정부 조직 개편안이 빠지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당정 협의를 거치면서 다시 논의가 진전됐고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기재부·금융위·금감원 조직 개편도 담길 가능성이 커졌다.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는 방안, 방송통신위원회를 없애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안 역시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이날 의총에선 기후에너지부 신설 문제도 다뤄졌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의총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을 환경부에 넘겨, 기후환경에너지부(가칭)를 만드는 방안이 있다고 의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환경부가 기후환경에너지부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의총의 주요 논제는 아니었지만, 반대 의견도 있었다”며 “나 역시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7일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 조직 개편 방안을 최종적으로 조율하고, 이후 발표할 방침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당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정 논의로 확정된 내용을 담은 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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