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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해체 후 중수청, 무소불위 권력 될 수도”

조선일보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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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해체 후 중수청, 무소불위 권력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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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검찰 개혁안 4가지 쟁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안’을 내놓자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장련성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안’을 내놓자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장련성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을 해체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각각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맡는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수청을 어느 부처 산하에 둘지, 현행 검찰 보완 수사권을 폐지할지 등 각론을 놓고 이견이 나오고 있다. 중수청은 내란·외환죄를 포함해 부패·선거·마약 범죄까지 9개 주요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민주당 일부 강경파 주장대로 검찰의 보완 수사 기능까지 없애면 중수청에 대한 통제 수단이 없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정인성

그래픽=정인성


①중수청 관할 법무부? 행안부?

정부·여당은 검찰 수사 기능을 대체할 중수청 신설에는 뜻을 같이한다. 하지만 중수청을 어느 부처에 둘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민주당에서는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해 기존 검찰청과 완전히 단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반면 법무부는 행정 경찰과 수사 경찰(국가수사본부)을 산하에 둔 행안부가 중수청까지 관할하면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도 법무부 산하에 중수청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검찰의 수사 역량을 유지할 수 있고 수사(중수청)와 기소(공소청)가 긴밀히 연계돼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 산하 중수청 모델은 교정·출입국·국제 공조 등 법무부의 다른 준사법 행정 기능과 유기적으로 조화될 수 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수청과 검찰청 소속이 달라져 인사 교류가 없어진다면 우수 인재가 중수청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②보완 수사권도 폐지되나?

현행 형사사법 체계상 검찰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 수사하거나,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에선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검찰이 직접 수사는 물론 보완 수사도 하지 못하도록 해 수사·기소를 완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보완 수사권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검사가 경찰이나 중수청의 미진한 수사를 직접 손대지 못하면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늦어지는 형사사건 처리 절차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의 6개월 초과 장기 미제 사건은 2021년 2503건에서 작년 9123건으로 3.6배로 증가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줄고 경찰 수사지휘권마저 폐지되면서, 두 기관이 사건을 주고받는 ‘핑퐁 현상’이 심화돼 검찰의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났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면 위증 등을 막기 위한 공판 단계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견제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한 사건에 대한 이의 신청 건수는 2021년 2만5048건에서 작년 4만7386건으로 1.9배로 증가했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계곡 살인 사건 등은 검사가 송치받은 사건을 보완 수사하지 않았다면 피고인이 더 높은 형량을 받지 못했을 대표적인 사건”이라면서 “법률가인 검사가 추가 수사를 해 어떤 법리를 적용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보완 수사 ‘요구권’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구속 사건은 (최대 20일인 구속 기한이라는) 시간적 제한이 있고, (기소·불기소 결정을 위한) 심증 형성을 위해 사건 관계인의 진술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권’마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③경찰·중수청 ‘통제권’은 어떻게 확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에는 경찰은 물론 중수청 수사에 대해 사법 통제를 어떻게 할지가 명확하지가 않다. 중수청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처럼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다. 법조계에선 여권이 검찰 힘 빼기 속도전에만 집중하다 경찰과 중수청을 견제할 방안을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최근 “사건을 불송치해주겠다”며 피의자로부터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현직 경찰관을 구속 기소했는데, 경찰에 수사 종결권이 생겼을 때 예상되는 부작용이 실제 발생한 것이다.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는 2일 소셜미디어에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권을 없애고, 모든 1차 수사기관 수사 기록을 송치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수사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않을 수 있다”며 “보완 수사 요구는 수사 지휘처럼 구속력이 없어서 제대로 된 수사 통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무혐의 처리한 사건은 검찰에 송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공소청)이 경찰 등 모든 1차 수사기관의 수사 기록을 송치받아 외부 압력 등으로 은폐된 부분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④국가수사위는 어떻게 운용?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 설치 여부도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 사안이다. 민주당은 중수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검찰청(공소청) 등 여러 수사기관에 대한 감사·감찰, 수사 심의 등을 맡을 국수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대로라면 위원 11명 중 과반인 최소 6명을 대통령이나 여당이 지명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민감한 수사를 정부 입맛대로 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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