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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사람을 누가 교육 장관으로 추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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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사람을 누가 교육 장관으로 추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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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천안함 폭침 사건 음모론을 SNS에 공유한 데 대해 “음모론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 일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믿을 수 없다. 동의하지 않는데 왜 음모론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나.

자신은 만취 음주 운전을 해 놓고 다른 교사들 음주 운전은 중징계한 일에 대해서는 “음주 운전은 제 생애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고 했다.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패배하자 ‘부끄러운 부산’이라는 글을 SNS에서 공유한 것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자기 편 표가 덜 나왔다고 지역 전체를 겨냥해 ‘부끄러운 줄 알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교육자인가.

그는 이날 청문회 내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청문회 하루만 잘 넘기자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최 후보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과거의 행적은 이날 태도와는 180도 달랐다. 그는 천안함 음모론에 빠져 잠수함 충돌설, 좌초설 등 온갖 음모론에 공감을 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10월 26일을 ‘탕탕절’로 부르기도 했다. 교육의 정치 중립 의무는 물론 인성조차 의심스러운 행태다.

석사 논문을 쓰면서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신문 기사를 그대로 베껴 쓰고, 딸이 낸 책을 자신의 SNS에 홍보하며 “꼭 구입”이라고 썼다. 입시 비리를 저지른 조국 전 장관을 감싸는 글을 수차례 올렸고,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사법 살인’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까지 공유했다.

교육부 장관은 다른 어떤 자리보다 높은 도덕성, 인품,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되는 자리다. 더구나 정부 내 사회 관련 부처를 총괄하는 부총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드러난 최 후보자의 언행은 반(反)교육적일 뿐 아니라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도 문제가 큰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논문 표절 의혹과 자녀 유학 논란으로 낙마한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차라리 나았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최 후보자의 이런 행적은 인터넷이나 SNS를 조금만 뒤져보면 금방 나오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영향력이 큰 사람이 추천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가 누군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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