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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어린이 추방’…비행기 멈춰세운 미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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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어린이 추방’…비행기 멈춰세운 미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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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대 3058명 초과 증원, 지역의사제 정원 적용 검토"
심야 시간에 이례적 긴급 심리
과테말라 국적 등 어린이 76명
새벽 4시에 송환 중단·회항
이민자들을 태운 수송 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할링겐의 밸리 국제공항을 출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민자들을 태운 수송 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할링겐의 밸리 국제공항을 출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원이 주말 새벽 급작스레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과테말라 어린이 추방 작전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법원이 최소 두 대의 비행기를 멈춰 세우고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스파클 수크나난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과테말라 국적의 어린이 10명과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 600여명 등의 추방을 차단하라고 임시 명령을 내렸다.

수크나난 판사는 “내가 명령하는 내용에 모호함이 없기를 바란다”며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어떠한 어린이도 데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말 이른 아침에 미성년자를 국외로 데려가려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의 추방 지시부터 법원 결정까지 일련의 과정은 급박하게 이뤄졌다. 이민자 권리 옹호 단체인 전국이민법센터는 이날 오전 1시 과테말라 어린이들의 추방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긴급 요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수크나난 판사는 이례적으로 심리 시간을 앞당겨 심야 시간에 결정을 내렸다. 수크나난 판사는 오전 4시쯤 행정부에 법원 명령을 회람하라고 지시했다. 어린이들을 태우고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 중이던 과테말라행 비행기는 법원 명령에 따라 운항을 중지했고 이미 이륙한 비행기 최소 한 대는 회항했다.

미 법무부는 비행기에 탑승했던 어린이 76명 모두 보건복지부 산하 난민 재정착사무소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원 결정에 의해 미국에 구금된 과테말라 어린이들의 강제 송환은 14일간 중단된다.

트럼프 정부 이민 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엑스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판사는 이민자 아이들을 납치하고 있으며 그들이 본국의 부모에게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며 법원을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과테말라 정부와 협력해 보호자 없이 미국에 도착한 과테말라 어린이 수백명을 본국으로 송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는 약 2000명의 어린이가 보호소 수십곳에 수용되어 있는데 대부분 과테말라 출신이다.

어린이들의 변호인인 키카 마토스 전국이민법센터 회장은 “한밤중에 취약한 어린이들을 깨워 비행기에 태운다는 생각은 모든 미국인의 양심에 충격을 줄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들을 본국 또는 제3국으로 송환하는 정책에 박차를 가해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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