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달러, 터키 리라만도 못해질 것"…학자들, 트럼프 연준 공격 경고

머니투데이 변휘기자
원문보기

"달러, 터키 리라만도 못해질 것"…학자들, 트럼프 연준 공격 경고

속보
뉴욕증시, 일제 상승 출발…나스닥 0.5%↑
미·유럽 석학 95% "트럼프, 연준 신뢰도 훼손…FT 94명 경제학자 설문

2017년 11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7.11.02.  /로이터=뉴스1

2017년 11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7.11.02. /로이터=뉴스1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난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석학들 대다수는 "연준의 신뢰도가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또 파월 의장이 임기를 마친 후 연준이 "정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해 "강력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미 국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위협을 과소평가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7~29일 미국과 영국, 유럽의 경제학자 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89명의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비난이 "이미 연준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며 2기 행정부 출범 후 줄곧 파월 의장을 비난해 왔다. 특히 연내 금리 인하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파월 의장을 향해선 "멍청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고, 지난달 말에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쿡 이사는 사임을 거부하고 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FT의 설문에 응답한 경제학자 중 42%는 연준 독립성 훼손에 따른 최대 위험 요인으로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날 것으로 봤고, 35%는 "미 국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 상실 가능성"을 걱정했다. 또 응답자의 과반(52%)은 내년 5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연준이 물가 안정을 희생하더라도 정부 차입 비용 절감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연준 독립성에 "의미있는 위험이 아니"라는 답변은 응답자 94명 중 단 1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백악관의 연준 독립성 훼손에 대해 시장이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재 시장가격에 백악관의 연준 개입을 "전적으로"(2%) 또는 "부분적으로(24%)" 반영했다는 답변보다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12%)거나 "미미하게(56%)" 반영했다는 답변이 월등히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뤼디거 바흐만 미시간대 경제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공격이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관측은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크리스티안 바우마이스터 노트르담대 교수는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다른 여러 응답자들은 미국의 통화 정책 전망을 "끔찍하다", "혼란스럽다", "재앙"이라고 묘사했다고 FT는 전했다.

이와 함께 독일 금융회사 LBBW의 모리츠 크래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악관이 연준을 예속시키려 하면서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는 튀르키예를 보면 알 수 있다"며 "미국 달러는 튀르키예 리라보다도 크게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10년 넘게 장기집권한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정치적으로 조종하면서 리라화 폭락과 살인적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의 J사프라 사라신은행 소속 카르스텐 유니우스는 "연준이 생존을 위해 싸우지 않으면 미국 달러도 위기와 마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