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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조현아가 전한 가족의 상처와 온기 [칼럼]

MHN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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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조현아가 전한 가족의 상처와 온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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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가수 조현아. 유튜브 채널에서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거침없이 웃던 그가, '미운 우리 새끼' 스튜디오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현아는 31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서 어머니의 사망 이후 30년 인연의 새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자신의 가족사를 담담하게, 그러나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그녀의 고백은 단순히 한 연예인의 개인사를 넘어, 이 시대에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묻는 깊고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옆집 아저씨'에서 '아빠'가 되기까지

조현아에게 새아버지는 한때 '옆집 아저씨'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30년간 이어진 인연. 어머니의 곁을 지켜준 고마운 사람이었지만, '아빠'라고 부르기엔 어색함과 거리감이 존재하는, 딱 그만큼의 사이였다.

하지만 4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모든 것이 달라졌다. 홀로 남겨질 새아버지를 위해 그녀는 먼저 "같이 살자" 고 손을 내밀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어쩌면 법적으로는 남이 될 수도 있었던 관계를 그녀는 '정서'와 '사랑'이라는 더 깊은 끈으로 묶어 '가족'으로 다시 세운 것이다.


어머니의 마지막 목소리, 스튜디오를 울리다

이날 방송의 가장 뭉클했던 장면은 조현아가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마지막 음성 메시지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새아버지가 차마 전하지 못하고 간직해왔던 그 메시지에는, "현아야, 아빠랑 친하게 지내" 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가 담겨 있었다. 애써 덤덤한 척 이어가던 그녀의 모든 감정이 무너져 내렸고,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는 단순히 슬픈 장면이 아니었다. 한 연예인이 자신의 가장 깊은 상처와 슬픔을 시청자 앞에서 용기 있게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눈물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수많은 이들에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가장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피'가 아닌 '정서'로 맺어진 가족, 새로운 가치를 묻다

조현아와 새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가족은 혈연으로만 완성되는가? 30년의 세월과, 함께 나눈 슬픔, 그리고 서로를 지키겠다는 약속으로 맺어진 이들의 관계는, 혈연을 넘어선 '정서적 유대'야말로 가족의 본질임을 보여준다. 이는 '선택적 가족', '재구성된 가족'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는, 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선한 영향력일 것이다.



'조현아의 목소리'는 늘 우리를 위로했다. 하지만 이날 '미우새'에서 우리가 들은 것은 노래가 아닌 그녀의 삶 그 자체였다. 상처를 딛고 새로운 형태의 온기를 만들어가는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백은, 올가을 우리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들었다.

사진=MHN DB, SBS '미운 우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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